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중국군 현대화 작업의 핵심인 '로켓군'을 겨냥한 대대적인 군부 숙청에 나섰던 배경의 전말이 드러났다. 연료 대신 맹물을 채우고 못 쓰는 미사일이 쌓여 있을 정도로 군 전반에 심각한 부정부패가 숙청 결단의 이유였다는 것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 "중국 군부 내 만연한 부패가 군의 현대화 노력을 약화시키고, 전투 수행 능력에 대한 의문을 야기한 이후 군부 숙청이 이뤄졌다"고 미국 정보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로켓군과 방위산업 전반의 내부 부패 정도는 매우 심각해 "향후 몇 년간은 시 주석이 주요 군사 작전 수행을 고려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전망될 정도였다. 미 정보당국에 따르면, 미사일에 연료 대신 물이 채워져 있거나, 규격이 맞지 않는 뚜껑으로 인해 쓰이지 못한 미사일이 창고 가득 쌓여 있는 등 부패 사례가 최근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부정부패가 시 주석이 최근 군부 숙청의 칼을 빼든 이유라는 것이다.
최근 6개월 새 로켓군과 방산 국유기업의 수뇌부 15명이 숙청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해 7월 우궈화 전 로켓군 사령관이 사망하면서 로켓군의 부패가 처음 알려진 이후, 리위차오 전 로켓군 사령관, 쉬중보 전 로켓군 정치위원이 경질됐다. 같은 해 10월에는 리상푸 전 국방부장을 비롯해 핵심 인사들이 대거 해임됐다. 군 당국은 해임 사유를 쉬쉬했지만, 현지 언론들은 이들이 로켓군의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7년까지 중국군 현대화 작업을 마무리 짓겠다는 시 주석의 목표가 타격을 입게 됐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왔다. 하지만 미 당국은 '이번 숙청이 시 주석의 입지를 흔들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오히려 시 주석이 공산당 내부에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또한 '부패 척결'이라는 목표를 확고하게 추진하고 있음을 안팎에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로켓군을 중심으로 한 광범위한 부정부패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 추가 숙청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지난 1일 사설에서 "올해에는 부정행위와의 전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혀, 향후 추가 숙청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