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비행 중 동체 일부가 떨어져 나가 비상 착륙한 보잉 737-9 맥스 항공기 일부의 운항이 중단됐다. 앞서 두 차례의 추락 사고로 운항이 전면 금지됐다 해제된 기종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이날 미국 항공사가 운영하거나 미국 영토에서 비행하는 특정 보잉 737-9 맥스 항공기 운항의 일시 중단을 명령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휘터커 연방항공청장은 성명을 통해 "FAA는 특정 보잉 737-9 맥스 항공기가 운항을 재개하기 전에 즉각적인 점검을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점검은 항공기당 4∼8시간 정도 걸리고, 전 세계의 항공기 약 171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FAA는 설명했다.
전날 승객 171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오리건주(州) 포틀랜드 국제공항을 이륙한 알래스카 항공 1282편 보잉 737맥스 9 여객기가 이륙 직후 기내 압력이 급격히 떨어져 비상 착륙했다. 여객기의 창문과 벽체 일부가 뜯겨 나가면서 동체에 큰 구멍이 생겼다. 승객들은 큰 폭발음과 함께 공기가 빠르게 빠져나갔고 산소마스크가 내려왔다고 전했다.
다행히 구멍 바로 옆의 창가 좌석은 비어있었으며, 인명 피해는 없었다. 앤서니 브릭하우스 미국 엠브리리들항공대 교수는 "만약 (동체가 떨어져 나간) 창가 좌석에 앉은 승객이 우연히 안전벨트를 풀고 있었다면 완전히 다른 뉴스가 나왔을 것"이라며 "이번 사고는 승객들에게 안전벨트를 매고 탑승하라는 경각심을 일깨워준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평소 사용하지 않는 비상문이 떨어져 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승객이 찍은 사진과 전문가 분석을 토대로 보도했다. 이 비상문은 특정 숫자 이상의 승객이 탑승할 경우 사용하게 돼 있지만, 알래스카 항공의 여객기는 그보다 적은 수의 승객을 태우도록 설계됐고 따라서 비상문이 필요 없었기 때문에 그 위에 판을 씌워 일반적인 기내 벽면처럼 썼다는 것이다. 사고 항공기 사진을 보면 벽면이 뜯겨 나가면서 생긴 구멍의 윤곽이 비상문의 형상과 유사하다.
알래스카 항공은 사고 직후 예방 조치로 자사가 운영하는 보잉 737맥스 9 여객기 65대의 운항을 중단했다. AP에 따르면 알래스카 항공은 "보잉 737-9 항공기의 4분의 1에 대해 이날 오전까지 점검을 마쳤으며 어떤 문제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점검을 끝낸 항공기는 다시 운항에 투입되고 있다.
737 맥스는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의 추락 사고로 346명이 숨진 뒤 전 세계에서 20개월간 비행이 중단된 기종이다. FAA는 2019년 3월 해당 기종의 운항을 전면 금지했다 이듬해 11월 이를 해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