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외국인 직접투자(FDI) 신고액이 327억 달러(약 42조8,000억 원)를 넘으면서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62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고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으로 거둬들인 투자도 늘어서 민관 협력에 따른 성과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외국인 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신고액은 2022년과 비교해 7.5% 증가한 327억2,000만 달러(3,456건)로 나타났다. FDI는 신고 기준 2020년 207억5,000만 달러, 2021년 295억1,000만 달러, 2022년 304억5,000만 달러, 지난해 327억2,000만 달러로 4년 만에 57.7%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FDI 신고액 기준 반도체·이차전지 등 전기·전자 업종이 전년 대비 17.7% 증가한 40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자동차 부품 등이 포함된 운송용 기계 업종은 전년 대비 무려 167.8% 증가한 17억6,000만 달러였다. 다만 제조업 전체로 따졌을 땐 지난해보다 4.5% 감소한 119억2,000만 달러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2022년도에 유치한 초대형 석유화학 투자의 기저 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투자는 사우디 국부펀드(PIF) 투자와 대형 금융·보험업 투자 등 영향으로 전년 대비 7.3% 증가한 177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금융·보험 투자가 97억7,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108.5% 늘었다. 반면 정보통신(-47.3%), 도소매(-47.4%), 부동산(-28.6%), 운수·창고(-26.1%) 등 분야 투자는 줄었다.
국가·지역별로 따졌을 땐 중국 등 중화권에서 이차전지 투자가 집중되면서 65% 늘어난 31억2,000만 달러를 기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 크게 감소했던 시기를 벗어나 2022년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특히 지난해 중동 국가에 해외 순방 등 영향으로 아랍에미리트(UAE)가 143.5% 늘어난 4억9,000만 달러, 사우디아라비아가 13만8,338.4% 증가한 4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동 국가는 2022년 투자가 적었지만 지난해 사우디, UAE, 카타르 등으로부터 투자 금액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특히 사우디 PIF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증가율이 껑충 뛰었다"고 말했다.
박덕열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지난해 FDI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국가 첨단 산업 육성정책 추진 등 민관의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며 "해외 순방 때 유치한 외국인 투자도 실적 달성에 이바지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