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업계 PF 대출 연체율 2배 껑충... "손실흡수 감내할 수준"

입력
2024.01.0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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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대출 연체율 9개월 사이 2.2%→4.4%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125.2%


캐피털 업계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9개월 사이 2배로 뛴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업계는 손실흡수 능력과 유동성 관리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캐피털 업체 36곳이 취급하는 PF 대출 연체율은 4.4%다. 2022년 말 2.2%에서 2배 증가했다. 캐피털 업계 총자산 대비 부동산 PF 대출 비율은 2022년 말 12.7%에서 지난해 9월 11.2%로 소폭 줄었다. 부동산 경기가 급속도로 나빠지면서 연체가 가파르게 증가했고, 이에 업계도 채무 회수, 부실 채권 상각 처리 등으로 PF 대출 비중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향후 상황도 좋지 않다는 데 있다. 최근 부동산 PF 대출과 보증을 감당하지 못한 태영건설이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한 여파가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건설업계는 물론 금융권에서도 커지는 상황이다. 금융권 전반이 추진키로 한 PF 사업장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경우 PF 대출이 많은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파장을 가늠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여신금융협회는 "캐피털 업계 손실흡수 능력과 재무 건전성 등을 고려하면 부동산 PF 시장으로 인한 위험은 충분히 감내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PF 대출을 취급한 캐피털 업체의 고정이하 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은 125.2%에 달해 충분히 충격을 방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통상 금융사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100%를 넘으면 발생 가능한 손실을 흡수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본다.

유동성 문제도 점차 안정세로 회복 중이다. 특히 PF 대출을 취급 중인 여전사 대부분이 지주계 계열회사로, 대주주 지원 능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캐피털 업권은 PF 대주단 협약, PF 정상화 지원펀드 조성 등 사업장 재구조화를 통한 정상화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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