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서 랩 활용 치매예방프로그램 등장

입력
2024.01.04 16:43
'우리는 청춘이다' 주 2회 1시간씩
체조로 몸 푼 뒤 가사 외우고 부르기
"가사 외우기, 가벼운 춤은 치매에 효과"


경북 칠곡군에서 랩을 활용한 치매예방프로그램이 등장했다.

4일 칠곡군에 따르면 지역의 요양기관인 섬김주간힐링보호센터는 올 들어 랩을 이용한 치매예방교육프로그램 '우리는 청춘이다'를 편성했다. 매주 월·금요일 1시간씩 센터를 이용하는 어르신 15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20분간 간단한 체조로 몸을 푼 뒤 40분간 랩 가사를 외우고 리듬에 맞춰 읊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평소 센터를 이용해 오던 어르신 일부는 지난해 11월 랩 그룹 '우리는 청춘이다'를 결성했다. 멤버는 최고령이자 리더인 송석준(95)씨와 최연소인 최수일(73)씨 등 13명. 평균 연령은 88세에 육박한다. 전국 요양기관에서 숫자연결, 선 잇기, 사칙연산 등 다양한 치매예방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빠른 박자에 외운 가사를 읊고 몸동작까지 곁들이는 랩을 활용하는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10월엔 칠곡할매래퍼그룹인 '수니와칠공주'가 센터를 방문해 선보인 공연이 호응을 받았고 랩이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의료계의 의견이 나오면서 정규 교육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 이호원 칠곡경북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가사를 외우고 가볍게 춤을 추면서 말을 하듯 노래하는 것은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며 "젊은 세대와 소통해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고 노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랩이 많은 어르신에게 보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당 기관도 지속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활용할 계획이다. 장복순 섬김주간힐링보호센터장은 "랩으로 몸과 마음이 젊어진 것 같아 계속 랩을 하고 싶다는 어르신들의 건의가 빗발쳤다"라며 "정규 교육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만큼 어르신들이 쉽게 배우고 따라 할 수 있는 노래와 동작 등을 많이 만들어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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