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라면 편의점' 판매 1위, 신라면 아니다…순위 뒤엎은 의외의 선두

입력
2024.01.04 14:00
CU 라면 매장 매출 1위, 부대찌개라면
인기 비결, 덜 매운맛·외국인 입소문


국내·외 인기 라면 230개가 총집합한 편의점 CU의 라면 특화 매장이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 문을 연 지 한 달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무엇일까. 오랜 기간 인기를 받고 있는 신라면, 안성탕면은 '톱5'에도 들지 못했다. 의외의 선두는 제품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부대찌개라면이었다.

CU는 지난해 12월 서울 홍대상상점에서 선보인 '라면 라이브러리'에서 한 달 동안 라면 1만5,000개가 판매됐다고 4일 밝혔다. 하루 평균 판매량 500개로 일반 매장의 10배 수준이다.

매출 상위 제품은 부대찌개라면, 참깨라면, 크림 진짬뽕, 얼큰 장칼국수, 진짬뽕 순이었다. 부대찌개라면은 농심이 생산하는 라면 제품 중 판매 순위 10위권 밖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만큼은 농심 라면 판매 1위인 신라면을 제치면서 인기 절정을 달리고 있다.

매출 상위 제품이 잘나가는 비결은 외국인에서 찾을 수 있다. 라면 매출의 62%를 차지하는 외국인이 덜 매운 제품을 찾으면서 라면 순위를 뒤집은 것으로 보인다. 매장에 있는 제품별 안내문상 부대찌개라면, 참깨라면의 맵기 정도는 1~5단계 중 3단계로 신라면 4단계보다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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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사이에서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부대찌개라면, 참깨라면이 입소문을 타고 있는 점도 관련 매출을 높이고 있다. CU 홍대상상점 관계자는 "외국인 손님을 보면 휴대폰 속 사진과 똑같은 라면을 사려는 분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홍대상상점에서 깨진 라면 판매 공식은 또 있다. 봉지라면 매출 비중이 72.3%로 컵라면을 주로 찾는 일반 매장과 정반대였다. 서울 한강공원 편의점에서나 볼법한 즉석조리기로 봉지라면을 끓여먹는 고객이 하루 160명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의 황지선 가공식품팀장은 "라면 라이브러리에 대한 반응이 뜨거워 2호점 오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CU는 국내·외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차세대 랜드마크 편의점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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