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습 사흘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의료진과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으로 기력을 회복했다. 당무 복귀까지 다소 시일이 걸리겠지만, 총선을 불과 석 달 남짓 남기고 있는 만큼 조만간 '병상 정치'에 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MBC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조기에 일반병실로 옮기는 것과 빠른 시간 내에 당무에 복귀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 "이 대표의 생각과 의료진의 판단이 따라야 하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2일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에서 피습을 당한 이 대표는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처치를 한 뒤,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고 일반병실에서 회복 중이다.
이 대표는 이날 점심에 미음을 먹었을 정도로 건강이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피습 후유증 등이 여전히 우려되는 만큼 당분간 병상에서 당무를 볼 가능성이 크다. 홍 원내대표는 "중요 당무는 보류하고 있다"면서도 "면회가 자유로워지면 이 대표가 병원에 있더라도 가서 의견을 듣고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 당무가 오랫동안 정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 직전까지 고조됐던 당내 갈등 상황도 이 대표가 장시간 당무를 비울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이와 관련, 비이재명계 의원모임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이 대표 상태가 호전되면 퇴원 전이라도 대표직 사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는 '최후통첩' 기자회견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면회 일정이 잡혀있지 않지만, 이 대표가 기력을 더 회복하면 대통령실을 비롯해 여야 정치인들의 병문안도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에서도 이관섭 비서실장이나 한오섭 정무수석의 병문안이 검토되고 있고, 사건 직후 큰 우려를 표시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병실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9월 단식 도중 입원했던 이 대표는 병상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낸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기력을 회복하는 시점에 맞춰, SNS를 통해 국민들과 소통할 가능성이도 제기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 대표가 당장 메시지를 낼 계획은 없다"면서도 "향후 병상 정치를 시작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당원과 지지자를 향한 메시지를 내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