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찌른 피의자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피의자 김모(67)씨의 당적 확인을 위해 국민의힘과 민주당 중앙당사를 비롯한 김씨 주거지와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3일 오후 살인미수 혐의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2일 오전 10시 27분쯤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건설 예정지에 있는 대항전망대 시찰을 마치고 이동 중인 이 대표의 목 왼쪽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전날 김씨가 이 대표를 살해하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과 관련해 범행 동기를 밝히기 위해 증거 자료를 확보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이날 김씨의 당적 확인을 위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국민의힘과 민주당 중앙당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영장을 근거로 양 정당에 관련 자료를 협조받는 방식으로 당원 명부를 확보했다.
경찰은 충남 아산시 소재 김씨의 자택과 부동산 사무실, 차량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압수수색은 수사관 25명이 동원돼 1시간가량 진행됐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개인 컴퓨터, 노트북 등을 압수품으로 확보했다. 경찰은 “과도와 칼 갈이 등도 확보했지만 일반 가정에 있는 수준으로 범행과 관련 있는지는 조사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범행과 관련된 김씨의 이동 경로, 범행 계획 여부 등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김씨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미리 개조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해 온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등산용 칼의 자루를 뺀 뒤 자신의 손으로 잡는 부위 등을 테이프 종류로 감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외형이 변형된 흉기는 날 길이 12.5㎝ 등 총길이가 17㎝였다. 경찰은 원래 칼의 길이를 알 수는 없지만 길이가 길 경우 숨기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김씨 자신이 흉기의 길이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미리 강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경찰은 김씨가 범행 전날인 지난 1일 KTX 열차를 이용해 자신의 거주지인 충남에서 부산에 온 뒤 KTX 열차로 울산으로 갔다가 다시 부산으로 돌아온 것으로 파악했다. 이 대표는 2일 부산 일정 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방문해 오찬을 함께 할 예정이었다. 이 때문에 김씨가 평산마을과 가까운 KTX 울산역에 내려 부산에서의 범행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사전답사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