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해 제기되는 음모론을 ‘2차 테러’로 규정하고, 당 차원의 대책기구를 마련해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차질 없는 총선 준비도 강조했다. 이번 사건으로 이 대표 부재 기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할 수 없는 비상 상황에서, 위기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차질 없는 총선 전략을 추진해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3일 긴급 의원총회를 개최하고 이 대표 피습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 전체 국회의원은 생각과 의견의 차이를 폭력과 혐오로 무너트리려는 테러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특히 전날 사건 발생 직후부터 퍼지기 시작한 가짜뉴스 대응에 초점을 맞췄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정치적 자작극이라는 등 허위 사실이 유포되고 있다. 명백한 2차 테러"라며 "이 부분에 대해 당 차원에서 대책기구를 만들어 법적·정치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며 "관련 유튜버나 당사자들은 신속히 해당 동영상이나 자신의 발언들을 내리는 게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책기구는 4일까지 구성을 마치고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가짜뉴스에 대한 격앙된 반응이 터져 나왔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전 국민이 긴급뉴스에 놀라 안타까워하는 가운데 일부 인사들의 가짜뉴스가 국민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며 "테러도 강력히 규탄하고 처벌해야 하지만 가짜뉴스로 2차 가해, 2차 테러를 가하는 자들도 흉악범 못지않게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 피의자의 당적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허위 사실 차단 차원에서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사건 발생 직후 일부 언론을 통해 피의자가 민주당 당원이라는 얘기가 돌았지만, 이후에는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 가입했다가 탈당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한다는 방침에 따라 임의제출 형식으로 피의자의 당적 여부를 확인해 줬다"면서 "민주당 당적 여부와 범행 동기, 준비 과정이 경찰 수사로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부의 가짜뉴스 대응을 강조한 당 지도부는 내부를 향해서도 ‘절제된 언행’을 주문했다. 예상치 못한 내부 설화로 비상 상황에 처한 당의 발목을 잡는 우를 범하면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최고위원회의 직후 박성준 대변인은 "최고위에서 신중하고 절제된 언행을 유지해야 한다는 부탁과 섣부른 예측과 정치적 해석도 자제해 달라는 당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 대행 체제에 선을 그은 민주당은 4월 총선 일정도 최대한 지장이 없게 한다는 구상이다. 홍 원내대표는 공천관리위원 구성 등 당 일정과 관련해 "하루 이틀 정도의 영향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전체적인 흐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당헌·당규에 정해진 일정대로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정식 사무총장도 "총선 관련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소위 쌍특검(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반대와 이태원 특별법 처리 등 국회 상황도 빈틈없이 대응하기로 했다.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1월 9일 이태원 특별법을 통과시키겠다"며 "(여당에서) 임시국회를 열어서라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상황이라, 거부권 남발과 이해충돌방지법 (적용 여부를) 고려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 임 원내대변인은 "여러 사안을 놓고 전문가 간담회 등이 8일 예정돼 있다"면서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하지 말아 달라는 퍼포먼스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