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올해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하루 앞둔 3일 협의회를 갖고 최종안을 조율했다. 정부는 협의회에서 경제정책 목표를 ‘활력 있는 민생경제’로 설정하고, 민생경제 회복 등 4가지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당은 내수진작, 물가관리, 소상공ㆍ자영업자 지원, 가계부채 위험 관리 등을 통해 경제활성화를 이루자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당정은 민생과 내수의 구조적 취약고리인 소득 양극화 문제 등에 대해선 정책적 인식조차 보이지 않아 매우 걱정된다.
공식 발표에 앞서 여당이 소개한 민생 경제정책으로는 영세 소상공인 126만 명 대상 업체당 20만 원 전기료 감면, 상생금융과 재정지원을 통한 소상공ㆍ자영업자 대상 2조3,000억 원 이자 경감 조치에 더해, 상반기 전통시장 사용분 소득공제율을 현행 40%에서 80%로 올리는 방안이 마련됐다. 내수진작을 위해 지난해 말 종료된 설비투자 임시투자세액공제를 연말까지 1년 더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 경제가 활성화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투자는 그렇다 쳐도, 소상공ㆍ자영업 경기가 활성화하려면 업자 지원뿐 아니라, 소비 저변인 중산ㆍ서민층 가계의 실질소득을 늘려줄 방안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대기업 근로자들과 달리, 전체 근로자 수의 80% 이상인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여전히 평균 3,000만 원 선에 불과한 연간소득으로 가계를 꾸려나간다. 고금리ㆍ고물가 충격도 더 클 수밖에 없다. 명목소득이 1%대 늘었다지만,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득이 마이너스인데 쓸 돈이 어디 있겠는가.
대통령은 연일 ‘민생경제’를 외치지만, 선심정책만으론 소득 양극화를 해결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단순ㆍ과격했던 탓에 실패했다고 해서 아예 양극화 대책을 외면하는 건 답이 아니다. 현실적인 구조적 해법을 제시해야 ‘퍼주기 포퓰리즘’도 막을 수 있다.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 소득ㆍ자산구간별 누진세제를 재조정하고, 중위소득 가구 감세 및 부담금 완화 방안 등을 강구해야 한다. 대ㆍ중소기업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이익공유제 강화와 공유이익이 중소기업 근로자 임금 상향에 쓰이도록 세부대책도 필요하다. 당정은 지금이라도 경제정책방향에 ‘소득 양극화 해소 전략’을 포함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