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열풍, 식고 있나…대형마트가 '40% 할인' 앞세운 이유

입력
2024.01.04 12:00
이마트, 위스키 4만 병 할인 행사
혼술·홈파티에 위스키 수입 역대급
"일시적 유행 여부, 올해 가늠"


대형마트, 편의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동안 인기가 치솟은 위스키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 할인, 신제품 출시 등 각종 판매 촉진 행사에 시동을 걸었다. 일각에선 이런 적극적인 마케팅을 두고 위스키 바람이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방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마트는 5, 6일 이틀간 총 4만 병의 위스키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고 3일 밝혔다. 대표적으로 발베니 12년산 더블우드 700ml, 맥캘란 더블캐스크 12년산 700ml를 각각 정상가보다 10% 낮은 10만8,000원, 9만7,200원에 판매한다. 단 삼성카드, 롯데카드 등 행사 카드로 구매해야 한다.

하이볼용으로 많이 쓰이는 산토리가쿠빈 700ml, 짐빔 화이트 750ml 역시 행사 카드로 긁으면 10% 할인된 3만2,000원, 2만8,8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정상가가 11만6,000원인 싱글톤 15년산 700ml는 다른 위스키보다 더 큰 할인 폭인 40%를 적용, 6만9,600원에 선보인다.

편의점 GS25는 1일부터 스코틀랜드 위스키인 커티삭, 커티삭프로히비션을 각각 1만9,900원, 4만3,000원에 팔기 시작했다. 커티삭은 1990년대 대학가 등에서 즐겨 찾던 위스키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40, 50대의 복고 감성을 파고들겠다는 게 GS25의 전략이다.



'재발견' 위스키, 확장성 크지만…


GS25는 18~29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모이는 서울 성수동 내 도어투성수점에 커티삭 팝업스토어도 열 계획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비)를 앞세워 20, 30대 젊은 층까지 공략하기 위해서다.

대형마트, 편의점이 위스키 판매에 공을 들이는 건 그만큼 수요가 뒷받침돼서다. 관세청에 따르면 위스키 수입량은 지난해 1~10월 누적 2만6,937톤으로 역대 최대였던 2022년 2만7,038톤에 버금간다. 코로나19 시기 MZ세대 중심으로 주류의 양보다 질을 따지는 혼술, 홈파티 문화가 확산하면서 위스키 소비가 급증한 결과다. 중장년층 위주로 즐겼던 위스키의 '재발견'이다.

하지만 유통업계가 공격적인 위스키 영업에 나선 건 관련 시장이 정체 구간에 들어갔기 때문이라는 시각 역시 상존한다. 위스키 성장세가 코로나19 시기보다 약해져 대형마트, 편의점이 판촉 행사를 구상했다고 볼 여지도 있어서다. 일본계 빔산토리코리아, 영국계 디아지오코리아 등 주류 수입업체가 올해 들어 올린 주요 위스키 가격도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위스키가 일시적 유행에 그칠지 아니면 더 성장할지 가늠할 수 있는 시기는 올해"라며 "위스키는 워낙 다양해 확장성이 크지만 이를 대체할 다른 주류가 뜨면 와인, 수제 맥주처럼 저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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