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공격한 김모(67)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그가 지난해부터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3일 김씨가 운영하는 충남 아산시의 한 부동산 사무실 출입문엔 두 군데 은행에서 보낸 채무 변제 독촉장이 붙어 있었다. 2년 전쯤부터 이 사무실을 임대해 준 건물주 전모(69)씨에 따르면 50만 원 월세가 작년부터 7개월간 밀렸다. 전씨는 “요즘 부동산 거래가 안돼 사무실 운영이 어려워 보였다. 조금만 연장을 해달라 사정해서 허락했다”며 “지난해 연말에 밀린 월세를 입금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고 말끝을 흐렸다. 김씨는 10년 전쯤 아산의 다른 동네에서 중개사무소를 개업했다가 약 5년 전 이곳으로 옮겼다. 김씨 부동산 인근에서 토지 전문 중개업을 하는 박모(56)씨는 “김씨가 원룸만 전문으로 한다고 하는데, 주변에 원룸이 많지 않아 사업이 잘되는 것 같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씨 주변 사람들은 대체로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는 게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그의 정치 성향을 놓고 다양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김씨가 말수가 많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 교류가 적었던 편이라 이와 관련한 범행 동기나 이유를 설명할 만한 뚜렷한 정황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전씨는 “김씨는 오전 7시 30분에 정확히 출근해 밤 9시에 퇴근하는 성실한 사람이었다”고 평했다. 정치 성향에 대해선 “얘기를 활발하게 나눠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다”고 했다. 김씨 부동산에서 도보로 5분 거리인 그의 아파트 이웃인 이모(67)씨도 “평소 과묵했지만 온순해 보여 남을 해칠 사람은 아니었다”고 거들었다. 김씨 지인이라는 이모(66)씨도 “뉴스를 보고 김씨라는 것을 확인한 뒤 믿을 수 없었다”며 ”평소 남에게 큰소리 한 번 쳐본 적 없는 사람”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김씨와 같은 아파트에 산다는 주민 한 명(60대)은 “그 집 아저씨(김씨)와 아주머니(김씨의 아내) 모두 얌전했고, 내가 더 나이가 어린데도 만나면 먼저 깍듯하게 인사를 하는 사람들이었다”며 “재활용 쓰레기를 하나 내놓을 때도 너무 깨끗하게 정리를 잘하는 ‘FM(정석)’ 같은 부부였다”고 기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