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베이루트 인근 하마스 시설도 기습… "하마스 정치국 2인자 사망"

입력
2024.01.03 04:16
"하마스 최고위급 살레흐 알아우리 숨져"
레바논 "왜 전쟁 끌어들이나"... 확전 우려

이스라엘방위군(IDF)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에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시설을 공격했다고 영국 로이터통신과 프랑스 AFP통신 등이 레바논 국영 통신사 NNA를 인용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하마스 정치국 2인자이자 하마스 전체 서열 3위인 살레흐 알아루리 부국장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6시쯤 베이루트 남쪽 다히예에 위치한 하마스 시설에 무인기(드론)가 날아들었고,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건물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해당 공격으로 최소 6명이 사망했고,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스라엘은 연관성을 즉각 인정하지 않았지만, 레바논 언론들은 공격에 나선 드론이 이스라엘군 무기라고 전했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사망자 중 알아루리가 포함됐고 밝혔다. 알아루리는 하마스 군사 조직인 알카삼 여단 창립자 중 1명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이 거주하는 서안 지구에서 지도자로 활동해 왔다. 카타르 알자지라방송은 그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와의 전쟁을 시작하기 전부터 살해를 예고했던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맹비난하며 복수를 다짐했다. 하마스 고위 지도자 이자트 알리시크는 "(이스라엘이) 비겁한 암살을 저질렀다"며 "가자지구에서 우리의 용감한 저항은 절대 약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친이란 성향의 주변국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레바논 친이란 무장단체인 헤즈볼라와의 무력 충돌 과정에서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 시설을 공격한 적은 있으나, 수도 베이루트 인근에까지 공격을 가한 건 처음이기 때문이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임시 총리는 "(이번 공격에는) 레바논을 이스라엘과의 새로운 대결 국면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있다"고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