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흉기로 찌른 60대 살인미수 혐의, "죽이려고 했다" 진술

입력
2024.01.0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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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는 충남 거주 60대 김모씨

2일 부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찌른 피의자는 충남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로 밝혀졌다. 김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경찰에서 살인 의도를 갖고 이 대표를 죽이려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을 했다. 부산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살인미수 혐의로 김모(67)씨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 27분쯤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건설 예정지에 있는 대항전망대 시찰을 마치고 이동 중인 이 대표의 목 왼쪽 부분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범행을 위해 최근 길이 18㎝가량의 흉기를 인터넷으로 구입했으며 이 대표를 공격하기 직전 흉기를 자신의 상의 재킷 주머니에 숨기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검거 직후 범행 동기, 인적 사항 등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본격적인 경찰 조사에서는 입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정당 가입 여부, 직업, 정신병력 등을 확인하고 있다. 또한 충남에서 부산으로 오게 된 이동 경로를 비롯해 과거 이 대표가 참여한 행사에 참석한 적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씨는 전과가 없으며 범행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다. 그가 과거에도 이 대표에 대한 범행을 시도했거나 계획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는 다른 사람과 범행을 공모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김씨의 공인중개사 사무소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그는 평소 정치성향을 드러내지 않았고, 이웃들과 교류도 적었다고 한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이곳에서 20년 정도 일한 것으로 안다”며 정치성향에 대해선 “남하고 왕래도 거의 없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69명으로 구성된 특별수사본부를 차려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후 구속영장 신청 등 김씨의 신병을 처리할 예정이다. 김씨는 부산 강서경찰서에서 특별수사본부가 차려진 부산경찰청으로 옮겨져 조사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날 오전 ‘내가 이재명’이라는 글귀가 적힌 왕관 형태의 파란 종이 모자를 쓰고 “사인해 주세요”를 외치며 취재진 뒤에서 사람들을 밀치고 앞으로 나와 이 대표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현장에 있었던 김상환(62) 가덕도신공항 대항지구보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표가 도착하기 30분 전에 갔는데 이미 그 사람도 와 있었고, 이 대표를 지지하는 것처럼 소리를 질러 그냥 민주당 지지자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피습 장면을 목격한 정치 유튜브 채널 바른소리 TV 진정화(50) 대표는 "보통 지지자라면 정치인을 격려하는 말을 하지, 그 사람처럼 '사인을 해달라', '사진을 찍어달라'고 이야기하지는 않아 조금 다른 느낌을 받기는 했다"며 "이 대표를 여러 번 따라다녀 현장에 있는 사람들 얼굴을 많이 아는데 전혀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통상적으로 선거 기간이 아닐 경우 정당 대표에 대해 근접 경호를 하지 않지만 이날 제1 야당 대표 피습 사건 발생으로 경찰 인력 규모와 경호를 위한 활동 범위 조정 등 경호를 강화할 대책을 강구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날 41명의 인력을 사건 발생 현장에 배치했었다. 검찰도 이날 사건과 관련해 부산지검에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수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부산= 권경훈 기자
부산= 박은경 기자
강진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