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전국에 분양 예정된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분양 물량도 월초 계획보다 많았다. 주택시장 침체가 전망되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39개 단지, 2만7,761가구(수도권은 1만1,418가구)가 분양된다. 일반분양 물량은 2만2,237가구다. 당초 분양 물량이 전혀 없다고 전망됐던 서울에도 535가구의 청약이 예정돼 있다. 분양 물량과 청약자가 각각 1,708가구, 411명에 그쳤던 지난해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비수도권에서는 광주(4,643가구) 경북(2,667가구) 충북(2,330가구) 부산(2,294가구) 전북(1,986가구) 등에 많은 물량이 공급된다. 경북 포항시 '힐스테이트더샵상생공원 1~2B/L'(2,667가구), 광주 '광주송암공원중흥S-클래스SK뷰'(1,575가구), 충북 청주시 '힐스테이트어울림청주사직'(2,330가구) 등 5개 단지는 분양 물량이 1,000가구가 넘는다.
분양 물량 급증 조짐은 지난달부터 보였다. 분양 예정 물량(2만5,705가구)보다 실제로 분양이 진행된 물량(2만8,542가구)이 더 많았던 것이다. 일반분양 물량만 따질 경우, 분양 실적(2만1,039가구)이 예정치(1만7,458가구)를 20%나 초과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건설사들이 미분양 발생을 우려해 사업 진행을 늦췄던 사업장들의 분양을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와 금리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지만 사업 지연비용도 발생한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밀어내기 분양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주택시장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분양 물량이 늘어날수록 청약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