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정치 입문 이후 대외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비서실장 김형동 의원을 향한 극우진영의 색깔론 공세를 적극 차단하는 동시에 2일부터 지방으로 보폭을 넓히며 총선에 대비한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당사에서 신년 인사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비서실장 부인과 관련된 질문에 "국민의힘은 다양한 생각과 배경을 가진 분이 최대한 많이 모일 때 오히려 강해지고 설득력 있는 정당"이라며 "꼭 제게 동의하지 않아도 된다. 국민과 공공선에 대한 선의가 있는 분이라면 모두 함께 힘을 합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일부 극우 유튜버는 김 비서실장 부인이 중국 국적이며 장인은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색깔론 공세를 차단하면서 중도 표심을 향한 의지를 강조한 셈이다. 그는 '노인 비하' 발언 논란으로 물러난 민경우 전 비대위원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고 저도 동의할 수 없는 발언"이라며 "저희가 언행에 신중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잘 하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2일 대전·대구, 4일 광주·충북, 5일 경기, 8일 강원 순으로 전국 시·도당을 돌며 신년 인사회를 갖는다. 그는 "국민의힘은 영남, 호남, 제주, 충청을 모두 아우르는 전국 정당"이라며 "전국에서 표를 얻을 것이고 전국에 계신 모든 분들의 말씀을 듣고 정교한 정책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신년 인사회는 총선 D-100에 맞춰 승리를 다짐하는 자리였다. 한 위원장은 "100일 남은 국민의 선택을 앞두고 동료 시민에 대한 계산 없는 선의를 정교한 정책으로 준비해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동료 시민의 선의와 관련해 "연평도 포격 당시 한 달 동안 연평도 주민에게 쉴 곳을 제공한 인천 인스파월드의 박 사장님 같은 분"이라고 언급하면서 "제가 생각하는 동료 시민 사회의 동료 의식"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인 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도 인사회에 참석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DJ)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DJ 묘역에서는 먼저 참배하러 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일행과 마주쳤다. 당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먼저 다가가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에게 일일이 인사를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