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특식' 먹었던 유영철·강호순, 새해 점심엔 불고기·유과

입력
2024.01.01 14:33
서울구치소 점심식단, 돼지 고추장불고기·된장찌개
교정기관, 명절·공휴일에 특식 준비
'미역국·떡갈비' 크리스마스 특식 논란되기도

강호순, 유영철, 정두영 등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미집행 사형수들이 새해를 맞아 특식으로 유과를 먹었다. 이곳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관석 무소속 의원, 박영수 전 특별검사 등도 함께 수감돼 있다.

1일 서울구치소에 따르면 이날 점심 식단은 흑미밥, 된장찌개, 돼지 고추장불고기, 궁채나물 장아찌, 배추김치로 구성돼 있다. 특식으로는 유과가 나왔다.

유과는 1인당 2,000원 미만의 예산으로 준비됐다. 수용자들은 점심식사를 배식받으며 5개 내외의 유과를 함께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침에는 감자수제비국, 깻잎지양념무침, 배추김치가 나왔고, 저녁 식단은 참치김치국, 잔멸치아몬드볶음, 쪽파무생채, 배추김치 등으로 구성됐다.

교정기관은 설, 추석, 크리스마스 등 명절과 공휴일에 수감자들을 위한 특식을 준비한다. 이날 유과도 새해 첫날 특식으로 준비됐다. 다만 이날 특식 외에 구치소 차원의 별다른 이벤트는 없다. 통상적으로 교정기관들은 구정 연휴와 추석 연휴에 합동 차례를 지내거나 수용자들에게 가족 접견 시간 등을 주지만, 1월 1일에는 이런 행사 없이 평소 휴일과 비슷한 하루를 보낸다.

앞서 서울구치소에선 크리스마스이브 날인 24일 사골곰탕, 대파 육개장, 물만둣국을 제공했고, 크리스마스 당일엔 소고기미역국, 떡갈비, 닭곰탕 등을 배식해 호화식단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서울시내 모 경찰서 아침 식단과 비교되면서 서울구치소의 식단은 더욱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공개된 아침 식단은 감자샐러드를 넣은 모닝빵 두 개와 딸기잼, 수프 한 그릇이 전부였다.

누리꾼들은 "범죄자들이 호의호식한다", "아침 챙겨 먹은 게 언젠지 기억도 안 나는데, 구치소는 아침도 잘 챙겨준다", "피해자는 고통에 시달리는데, 가해자는 삼시 세끼를 다 먹고 지낸다" 등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현재 수용자 1인당 1일 급식비는 4,994원으로, 한 끼에 약 1,665원꼴이다. 논란 당시 서울구치소 측은 "1인당 예산인 1,600원에 맞춰 한 끼가 제공되고, 법 제도에 맞춰 식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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