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성 위암 환자가 면역항암제를 투여하기 전에 항생제에 노출되면 치료 성적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암병원 위암센터 종양내과 정민규·김창곤 교수와 강남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정희철 교수, 연세대 의대 병리학교실 신수진 교수, 카이스트 이정석 교수·고준영 박사, 한국식품연구원 남영도 교수·신지희 박사 연구팀이 2014년 1월~2021년 7월 연세암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면역항암제를 투약받은 진행성 위암 환자 253명을 대상으로 치료 성적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 면역항암제를 투약받기 전 28일 이내 항생제에 노출된 환자에게서 무진행 생존율과 전체 생존율이 항생제에 노출되지 않은 환자군보다 각각 65%, 55% 줄었다.
반면 세포 독성 항암제를 투약받은 환자에게서는 투약 전 28일 이내 항생제 노출과 치료 성적은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추가로 환자 혈액과 분변 시료를 분석한 결과, 면역항암제 투약 전 항생제에 노출된 환자군에게서 장내 미생물총의 다양성 감소와 암세포에 대항하는 T세포의 기능 저하가 나타났다.
이를 통해 장내 미생물총의 다양성과 순환 T세포의 기능 저하 정도가 면역항암제 투약에 따른 치료 효과와 생존을 예측할 수 있는 인자임을 규명했다.
정민규 교수는 “이번 연구로 위암 환자의 면역항암제 치료 전 항생제 노출력이 치료 성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며 “향후 환자 치료에 있어 개인 특성을 고려해 더 향상된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 메디신(Cell Reports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위암 발병률은 아시아에서 특히 높다. 한국에서는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 기준 발병 4위(10.8%)를 기록했으며, 폐암·간암·대장암과 함께 암 사망률이 높은 위험한 암이다. 특히 발병 후 초기에 발견하지 못한 진행성 위암이거나 재발 위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10% 내외로 예후(치료 경과)가 매우 나쁘다.
최근 위암 치료에 옵디보·키트루다 등 면역항암제가 개발되면서 치료 옵션과 위암 환자의 전체적인 생존율이 증가했다.
하지만 면역항암제의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에 대한 연구가 부족해 환자 특성을 고려해 적절한 치료법을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