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가 '슈퍼 사이클' 전환으로 오랜만의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국내 조선업체 '빅3' 임직원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올해 수주 실적은 대체로 좋지만 매출 실적, 누적 적자 등 상황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29일 연말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251%를 지급하기로 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 685억 원으로 흑자로 돌아서고 3분기에도 영역이익 129억 원을 기록한 덕이다. 증권 업계는 HD현대중공업이 올해 영업이익을 약 1,332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주 실적도 좋았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컨테이너선 5척, 액화석유가스(LPG)·암모니아 운반선 20척,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30척 등 총 57척 계약을 땄다. 수주 목표인 94억4,000만 달러를 초과한 121억3,000만 달러(달성률 128.4%)를 달성했다. 이에 HD현대의 다른 조선 계열사인 HD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직원들도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흑자 전환에 따라 내년 초 성과급 지급이 예상된다. 이 회사는 1분기 196억 원 흑자로 돌아섰고, 2분기 589억 원, 3분기 759억 원으로 흑자액이 늘었다. 4분기엔 816억 원의 흑자가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LNG 운반선 7척, 메탄올 이중연료추진 컨테이너선 16척, 원유 운반선 2척 등 28척을 수주했다. 수주액 68억 달러로 연간 목표(95억 달러)의 72%를 달성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격려금을 지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전년도 대비 실적 평가로 연봉 기준 최대 50%까지 성과급을 지급해왔다. 삼성중공업은 2024년 1월 초 실적 평가를 마칠 예정이다.
반면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세운 한화오션의 성과급 지급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회사는 올해 LNG 운반선 5척, 암모니아 운반선 5척, 특수선 7척 등 17척, 약 40억 달러어치 계약을 땄다.
목표 수주액 69억8,000만 달러 대비 약 57%로 이전보다 나아졌다. 하지만 누적 적자가 걸림돌이다. 한화오션은 3분기에 741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3분기까지 올 한해 1,477억 원의 누적 적자를 감안하면 흑자 전환이 쉽지 않다.
이 회사 노사는 매출 목표를 달성하면 기준 임금의 300%에 해당하는 성과급(현금 150%·주식 150%)을 지급하기로 합의했으며 앞으로 이를 산정할 예정이다. 앞서 한화오션은 7월 경쟁사 임금 수준을 고려해 임직원 평균 연봉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