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전쟁 준비 완성에 박차"… 중러와 협력 확대 시사

입력
2023.12.28 13:30
당 중앙위 전원회의 2일차
핵무기 부문 언급도 주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말 전원회의에서 내년 과업으로 "전쟁 준비 완성에 박차를 가하자"고 강조했다.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 기조도 재확인했다.

28일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2일 차 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내년 투쟁방향에 대해 "지난 3년간의 완강한 투쟁으로 쟁취한 유리한 형세와 국면을 더욱 확대하고 적극 활용해, 새로운 전진을 위한 발판을 닦는 것으로 규정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군사 분야와 관련해 "사상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반공화국 대결 책동에 의해 극한에 이른 조선반도의 엄중한 정치군사정세에 대해 심도 있는 분석에 기초해 인민군대와 군수공업부문, 핵무기부문, 민방위부문이 전쟁준비완성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무기 관련 언급은 지난해 9월 공세적 핵무기 사용 조건을 포함한 핵무력정책법 제정과 올해 9월 핵무기 발전 고도화 기조를 헌법에 명기한 것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북한이 영변 핵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를 가동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북한의 7차 핵실험 강행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10월 중순 이후 경수로 냉각 시스템에서 많은 양의 배수가 관측됐다"며 경수로 시험 가동 가능성을 제기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날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게 김 위원장의 의도"라며 "핵무기 생산을 위한 핵실험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교 분야에선 반미 동맹 강화를 내세웠다. 김 위원장은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는 국제정치 지형에 대비해 반제자주적인 나라들과의 전략적협조관계를 확대발전시키고, 국제적 규모에서 반제공동행동을 과감히 전개할 것"이라고 대외·대남사업부문 방향을 제시했다. 여기서 반제국주의 국가들은 곧 중국과 러시아를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도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제공하고 있는 정황은 꾸준히 포착되고 있다.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15일 베이징을 찾아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과 외교차관회담을 갖고 18일엔 왕이 외교부장을 예방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첫 북중 고위급 회담이다.

북한은 26일 전원회의를 소집해 올해 말까지 분과별 토론 등을 거칠 예정이다. 군사·국방, 외교,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의 내년 정책 청사진은 새해 첫날 북한 매체를 통해 보도된다.

김경준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