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복궁 담벼락을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한 2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28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설모(28)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설씨는 이날 오전 8시쯤 검은색 패딩 점퍼, 후드티 차림에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완전히 가린 채 성북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왔다. 그는 ‘문화재 훼손을 반성하느냐’, ‘아직도 예술이라고 생각하느냐’, ‘범행 사실은 블로그에 왜 올렸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설씨는 경복궁 담벼락이 1차 낙서로 훼손된 지 하루만인 17일 이를 모방해 영추문 좌측 담벼락에 새로운 낙서를 남긴 혐의를 받는다. 붉은색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와 앨범 이름을 벽에 새겼다.
그는 범행 다음날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 조사에선 범행 동기와 관련해 “문화재에 낙서를 하는 행위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설씨는 블로그에도 범행 과정을 상세히 적고, “사실 죄송하지 않다. 난 예술을 한 것뿐”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리는 등 반성 없는 태도로 일관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22일 설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복궁에 첫 낙서를 한 임모(17)군은 미성년자인 점이 참작돼 구속영장이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