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부부 차관' 탄생... 총선 앞두고 차관급 6명 교체

입력
2023.12.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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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7일 기획재정부 2차관에 김윤상 조달청장을 임명하는 등 차관급 6명에 대한 인선을 단행했다. 이날 교체된 차관 가운데 4명은 곧바로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한 채비에 들어간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기재부 2차관 외에 국토교통부 1차관에는 진현환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을 지명했다. 진 차관은 국토부 토지정책관·주거복지정책관 등을 거쳤다. 해양수산부 차관에는 해양정책·항만물류·수산 등 업무에 정통한 송명달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이 지명됐다. 여성가족부 차관에는 신영숙 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이 기용됐다. 공석이 된 조달청장 자리에는 임기근 기재부 재정관리관이 임명됐다. 국무총리 비서실장에는 변호사 출신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거친 손영택 국무총리비서실 민정실장이 발탁됐다.

이날 인선으로 정부 출범 이래 처음으로 현직 '부부 차관'이 탄생했다. 신 차관의 배우자는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다. 대통령실은 "신 차관은 인사·조직 관리 전문성과 풍부한 공직경험을 토대로 여가부의 조직개편을 착실히 수행하고 조직을 안정감 있게 운영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총선용 교체'다.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김완섭 전 기재부 2차관은 고향인 강원 원주, 김오진 전 국토부 1차관은 고향 대구에서 출마를 타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훈 전 해수부 차관도 부산 해운대을 등에서 출마를 고려 중이고,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또한 부산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하려는 공직자는 1월 11일 이전에 사퇴해야 한다.

대통령실의 경우 총선 출마를 위해 김은혜 전 홍보수석 등 수석비서관들이 대거 물러났다. 남은 비서관급 참모들도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강명구 국정기획비서관이 전날 사직하면서 고향인 경북 구미을 출마를 예고했고, 검찰 출신으로 윤 대통령의 측근인 주진우 법률비서관과 이원모 인사비서관도 조만간 사직서를 제출하고 총선에 뛰어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 비서관 후임으로 김동조 국정메시지비서관이, 후임 국정메시지비서관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마지막 연설기록비서관인 최진웅 메시지팩토리 대표가 발탁됐다. 주 비서관 후임으로는 같은 검찰 출신 이영상 국제법무비서관, 새 인사비서관에는 법조인 출신 최지현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내정됐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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