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도 성폭행 혐의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기독교복음선교회(JMS) 교주 정명석을 향해 김도형 단국대 교수가 "(죗값을 다 치르려면) 만수무강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김 교수는 30여 년간 JMS의 문제를 추적해 온 반JMS 단체인 '엑소더스' 전 대표다.
김 교수는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명석이 첫 번째 사건의 징역을 마치려면 101세가 돼야 한다"며 "징역을 다 마치고 황천길로 가야지 중간에 외상으로 갈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저번에 선고가 난 건 피해자 3명에 대한 사건이고 지금 18명의 피해자가 다시 고소를 한 사건이 있어서 그 사건마저 징역이 선고되면 최소 징역 50년은 넘을 것 같다"며 "지금 78세인 사람이 그걸 다 마치려면 무병장수로는 부족하고 만수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지법 형사12부(부장 나상훈)는 지난 22일 준강간과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정씨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 진산면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23차례에 걸쳐 홍콩 국적 여신도 A(29)씨를 성추행·성폭행하고 호주 국적 여신도 B(30)씨와 또 다른 한국인 여신도를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지금까지 정씨를 성폭행 혹은 강제추행·준강제추행 등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소한 여성은 21명에 이른다.
재판부는 "종교적 약자로서 범행에 취약한 다수 신도를 상대로 상습 성폭력 범행을 저질렀고, 피고인을 순종하던 여성 신도의 심신장애 상태를 계획적으로 이용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원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면서 피해자에게 심각한 2차 피해를 일으켰고, 다수 참고인이 수사기관에서 허위로 진술하는 등 조직적으로 수사를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JMS 측에서 정씨에 대한 형이 무겁다고 항의하고 있는 점을 비판했다. 그는 "재판장님께서 이례적으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한다'는 꾸중까지 하실 정도였다"며 "신도들이 대거 길거리로 나가서 시위를 하면서 피해자 얼굴을 공개하고 일기장을 공개하면서 온갖 2차 가해를 저질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보다 더 할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못된 짓을 많이 했는데 재판부에 다 보고가 됐기 때문에 중형이 선고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씨의 성폭행을 폭로했던 피해자 A씨의 근황도 알렸다. 김 교수는 "다행히 지금은 홍콩에서 안정된 직장을 구해서 생활하고 있다"며 "이번에 선고할 때 A씨의 이모님과 남자친구가 함께 한국으로 입국을 했다. 그래서 선고 결과를 듣고 탈퇴 신도들 30명 정도가 파티를 열어줬다"고 전했다. 이어 "유죄 선고가 나고 또 탈퇴 신도들이 감사를 표시하는 걸 보고 A씨가 조금은 위로가 된 듯하다"며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 지금 홍콩 어느 출판사가 제안한 책을 쓰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다만 김 교수는 JMS 측으로부터 여전히 신변 위협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에는 저희 집사람 직장에 신도들이 찾아와서 당신 남편을 말려라, 그러지 않으면 우리도 참지 않겠다는 협박성 편지까지 놓고 갔다"며 "모 방송사 홈페이지에 '김도형을 칼로 썰어버리겠다' 이런 협박글이 많이 올라온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경찰로부터 신변보호를 받고 있으며 경찰이 지급한 스마트워치를 차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