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집권 2년 차를 맞은 윤석열 정부의 주요 인사 검증 논란이 끊임없이 불거졌던 한 해였다. 한일관계 개선과 한·사우디 공동성명 채택 등 외교 성과가 있었지만 민생 경제 악화와 고위직 인사 부실 검증으로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 지지율은 내내 30%대에 머물렀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과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 등은 국민들의 실망만 키웠다. 여야는 내년 4월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민생 안정보다는 정치적 이익만을 좇는 형국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세계 정세도 요동쳤다. 2023년 주요 뉴스를 장식한 ‘올해의 인물’들을 배계규 화백의 캐리커처와 함께 모았다.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때부터 불거진 인사 참사가 올해도 계속됐다. 윤 대통령의 공약인 ‘여성가족부 폐지’ 임무를 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잼버리 파행으로 위기에 몰리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후임으로 지명된 김행 여가부 장관 후보자가 ‘주식 파킹’ 의혹 등으로 물의를 빚고 자진 사퇴하면서 장관직을 유지하고 있다. 72억 원대의 재산 형성 과정에서 불법 의혹이 제기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도 낙마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언론 장악 의혹과 자녀 학교폭력 무마 의혹 등이 제기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야당 반발을 뚫고 임명됐지만, 야당의 탄핵 추진에 95일 만에 물러났다. ‘낙하산 사장’이라 비판받은 박민 KBS 사장과 골프와 주식, 자녀 학폭 문제가 불거진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각각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19, 20번째 인사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2기 내각 멤버로 지명된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와 관련한 인사 논란이 진행 중이다.
여야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쟁(政爭)에 빠져 있다. 3월 윤심(尹心)을 등에 업고 당대표에 올랐던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에도 당대표직을 유지하며 버텼다.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인요한 연세대 교수가 등장해 당 지도부와 친윤 핵심 의원들의 총선 불출마를 요구했지만 기성 정치 벽을 넘지 못한 채 흐지부지 활동을 종결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임명됐다.
더불어민주당도 내분이 심화했다. 대장동 개발 의혹 등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을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 리스크에 친이재명(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세계 정세도 요동쳤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해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 일본 손을 들어줬다. IAEA의 결론으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면서 중국과 한국 등 인접국의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전쟁도 벌어졌다. 지난해 2월 발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양측 간 전쟁이 발생했다. 허를 찔린 공격에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보복으로 가자지구 진압에 나서 1만 명 이상의 민간인 희생에도 전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