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도 아픈 사람은 있다… 비대면 진료 30% 증가

입력
2023.12.26 14:00
비대면 진료 요청 23~25일 일평균 1,675건
직전 주말 대비 30% 증가… "진료 공백 메워"

들뜨고 설레는 크리스마스에도 아픈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휴일에는 초진 환자도 비대면 진료가 전면 허용된 지 2주째를 맞은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비대면 진료 요청 건수가 직전 주말 대비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원격의료산업협의회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와 굿닥, 나만의닥터 등 3개 업체에 23~25일 사흘간 접수된 비대면 진료 신청 및 예약은 5,026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675.3건으로, 직전 주말인 16, 17일 일평균 1,313.7건보다 30%가량 늘었다. 상당수 의료기관이 연휴에 쉬는 상황에서 부득이하게 발생하는 의료 공백을 비대면 진료가 메운 셈이다.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보완 방안이 시행된 15일 이후 관련 서비스 이용자는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14일까지 비대면 진료 요청(3개 업체 기준)은 일평균 192건에 불과했으나, 시행 1주 차인 15~22일 일평균 1,173.1건으로 6배 폭증했고, 크리스마스 연휴에 또다시 하루 500건 이상 늘었다. 최근 유행하는 인플루엔자(독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비대면 진료는 동일한 병원에서 동일한 질환으로 대면 진료를 받았던 재진 환자에게만 허용됐으나, 지금은 6개월 이내 대면 진료를 받았다면 질환과 무관하게 진료받을 수 있다. 평일 야간(오후 6시 이후)과 휴일(토요일은 오후 1시 이후)에 예외적으로 허용되던 초진 비대면 진료 대상도 전 연령대로 확대됐다. 업계에 따르면 평일 낮에 시간을 내 병원을 찾기 어려운 직장인들이 야간 비대면 진료를 받는 사례도 많아졌다.

물론 비대면 진료를 요청한다 해도 의사가 부적합하다고 판정하면 진료를 받을 순 없다. 3개 업체에 접수된 진료 신청 가운데 실제로 진료가 이뤄진 사례에 대한 정확한 통계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단기간에 비대면 진료 요청이 급증하면서 비대면 진료 확대에 강하게 반발하는 의료계 목소리는 다소 힘을 잃게 됐다.

비대면 진료에 불편 사항이 없는 건 아니다. 처방약을 받으려면 휴일지킴이약국이나 심야약국을 찾아가야 한다. 섬·벽지 거주자나 거동 불편자, 감염병 확진자 외에는 방문 수령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관계자는 “문을 연 약국이 없어 약을 구하지 못한 환자들이 병원에 진료비 환불을 요청하는 등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약 수령 방법 다양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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