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각질·붉은 반점, 겨울철에 더 도드라지다면…

입력
2023.12.25 20:27
[건강이 최고] 건선 환자 150만 명 추정, 평생 관리하는 자세 필요

건선(Psoriasis)은 각질이 겹겹이 쌓여 피부가 하얗게 일어나는 ‘인설(鱗屑)’ 또는 붉어지는 ‘홍반(紅斑)’ 증상이 나타나는 만성 피부 질환이다. 주로 두피나 팔꿈치, 무릎 등 자극을 많이 받는 부위에 대칭적으로 발생한다.

아토피피부염과 차이가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눈이나 귀 주위나 무릎과 팔꿈치 접힘 부위에 주로 발생하고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반면 건선은 가려움증이 동반하지 않을 때가 많고, 가려움증이 아토피피부염보다는 덜하다.

건선 유병률은 전 인구의 3% 내외로, 국내 환자가 150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건선은 피부를 떼어내 시행하는 조직 검사로 확진한다. 그렇다고 건선을 단순히 피부에만 나타나는 질환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건선은 전신 염증성 질환으로 피부 외에도 관절·심혈관·손톱 등 다양한 부위에 영향을 준다. 이에 건선 환자의 관절통과 심근경색 발생률은 일반인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증 건선이라면 뇌졸중·당뇨병·염증성 장 질환·고혈압·이상지질혈증·대사증후군 등이 생길 수 있다.

우유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선의 피부 증상은 춥고 건조한 겨울에 도드라지고 여름에 완화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자외선이 건선 증상을 완화하는데 겨울에는 일조 시간이 짧고 옷을 두껍게 입어 햇빛에 노출되는 빈도가 줄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 재발 잦아 평생 관리해야

건선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면역체계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면역세포 중 T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여러 염증성 물질을 분비해 각질 세포가 증식하도록 자극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 유전·환경적 요인과 함께 피부 외상, 감염, 차고 건조한 기후, 건조한 피부, 스트레스, 약물 등도 건선을 악화하거나 유발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치료는 병변 범위에 따라 다르다. 범위가 작으면 바르는 연고를 사용하지만 보통 광선치료나 면역조절제 등을 사용한다.

최근에는 건선의 과민한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생물학적 제제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우유리 교수는 “건선은 다인자성 원인에 의한 질환”이라며 “흡연·사우나 등 피부에 자극을 주는 행위나 스트레스로도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했다.

우 교수는 “한번 걸리면 10~20년 이상 지속될 때가 많고, 일시적으로 좋아지더라도 재발 가능성이 높다”며 “당뇨병·고혈압처럼 완치가 아닌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음주·흡연·피부 자극 삼가야, 규칙적 생활 습관 유지해야

건선을 예방하려면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음주·흡연을 삼가고, 피부에 상처를 주거나 자극을 주는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한다. 때를 세게 미는 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 피부가 건조하면 각질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 만큼 보습제를 잘 발라주는 것이 좋다.

일부는 채식 위주로 식단을 조절하기도 하는데 건선에 도움이 된다고 입증된 결과는 아직 없다. 심하게 음식을 제한하기보다는 골고루 먹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건선 환자는 심혈관 질환과 비만을 동반할 때가 많은 만큼 체중 조절을 위해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자제하는 게 좋다.

우유리 교수는 “건선을 잘 치료하면 특별한 증상 없이 조절할 수 있지만, 비슷한 각질성 피부 질환이 많아 잘못된 정보에 현혹돼 치료 효과를 그르치기 쉽다”며 “평소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제때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