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위기 속 천안함 부활… 예측불가 北 도발 경계 계기로

입력
2023.12.2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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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어뢰 공격에 침몰했던 초계함 천안함이 23일 대잠 능력을 갖춘 신형 호위함으로 서해 수호 임무에 투입됐다. 2010년 3월 서해 백령도 남서쪽 1km 해상에서 북한 연어급 잠수정의 어뢰 공격에 의한 강력한 수중폭발로 침몰한 지 13년 만의 부활이다. 2,800톤급 신형 천안함은 해군 2함대 사령부에 작전 배치됐으며, 승조원은 천안함 46용사 추모비에 참배했다. 한규철 함장은 “서해에서 적이 도발하면 즉각적으로 강하게 끝까지 응징하겠다”고 했다.

천안함 부활은 군사적 긴장 상황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9·19 군사 합의 파기 후 북한은 도발을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공중 감시 정찰 활동을 위한 일부 효력정지를 기화로 북한은 군사 합의에 구속받지 않겠다며 "돌이킬 수 없는 충돌사태가 발생하면 책임은 대한민국에 있다"고 했다. 곧바로 군사분계선상 GP를 복원하고, 중화기를 반입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선 북한군이 재무장까지 한 마당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국지도발은 임의의 장소와 시간, 임의의 방식으로 이뤄질 게 분명하다. 신원식 국방장관이 얘기한 도발 시 ‘즉각적’ ‘강하게’ ‘끝까지 응징하라’는 구호로는 부족하다. 예측불가 도발 시나리오에 대한 만반의 대비가 있어야만 한다.

13년 전 초계함과 달리 이번 천안함은 과거에 없던 예인선배열음탐기를 탑재하고 원거리 잠수함 탐지 능력 및 대잠어뢰까지 갖췄다. 한층 규모가 커진 천안함은 해상작전헬기까지 탑재할 수 있으며 함대함·함대지 유도탄 발사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군사분계선에서 강한 전투력이 마주한 한반도 현실에선 북한의 기습 및 선제공격 이점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호위함으로 다시 태어난 천안함처럼 압도적 전투 역량과 대응 능력을 갖춘다면 북한이 기습도발을 기획하더라도 실행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더 중요한 것은 긴장과 경계를 유지하면서 감시 및 정보 역량 강화를 통해 천안함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