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플랫폼 무신사 직원들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가슴 뿌듯해지는 '선물'을 받게 됐다. 내년 초 주식으로 많게는 억대 보너스를 받을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온 것. 무신사 창업자 조만호 이사회 의장이 증여한 1,000억 원 규모의 사재 주식이 내년 1월 2일자로 임직원에게 소유권이 넘어가면서다.
22일 금융투자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최근 주당 신주 100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 안을 이사회에 올렸다. 이 안이 가결될 경우 현재 발행된 무신사의 주식 물량은 100배 늘어난다. 무신사 주식은 주당 153만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무상증자 이후에는 주당 가격이 100분의 1로 하락하기 때문에 내부에서는 주식 거래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3월 조 의장은 회사의 성장에 큰 힘이 돼 준 임직원에게 감사함을 전한다며 임직원들에게 1,000억 원 규모의 사재 주식을 무상 증여했다. 무상 증여 대상에는 2021년 합병한 스타일쉐어, 29CM를 비롯해 2022년 3월까지 입사한 무신사 임직원 및 자회사 직원까지 포함됐다.
주식을 받은 임직원은 1,000여 명으로 근속 연수와 직책에 따라 차등 지급됐다. 무신사는 배정 주식 수를 따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단순하게 계산하면 일부는 억대 보너스를 받게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무신사 관계자는 "직원들이 주식을 장외거래로 팔고 싶어도 1주당 150만 원이 넘어 거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거래를 활성화하려는 목적으로 무상증자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무신사가 중장기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두고 무상증자를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IPO를 앞둔 기업들이 시장의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주당 단가를 낮추고 유통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신사는 2025년까지 IPO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무신사는 2001년 조 의장이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시절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커뮤니티를 개설하고 길거리 패션을 소개한 것이 시초다. 이후 2009년 무신사 스토어로 탈바꿈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소개하면서 온라인 매출 규모를 키워왔다. 2013년 100억 원 수준이었던 무신사의 추정 연간 거래액은 지난해 3조4,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무신사는 최근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브랜드(PB)인 무신사스탠다드의 오프라인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