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기에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떠올려 봅니다. 많은 사건과 인물이 한데 얽혀 복잡한 한 해를 만들었습니다. 이번 칼럼은 올 한 해 다양한 방면에서 많이 회자되면서도 스타일까지 특별했던 인물들을 돌아볼까 합니다.
이정재 배우는 2019년 오징어 게임 이후에도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명실상부 전 세계적인 스타 배우로서 입지를 굳혔습니다. 오랜 시간 많은 작품과 다양한 배역으로 경험치를 쌓았을뿐더러, 인터뷰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능숙한 말재주와 탁월한 패션 센스를 선보였습니다. 특히 이정재의 패션은 40대 이후 남성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근사하고 고급스러운 스타일임에 틀림없습니다.
공식 행사에서 이정재는 톰 포드 브랜드의 슈트를 자주 착용합니다. ‘섹시한 럭셔리’로 불리는 톰 포드는 핏이 굉장히 슬림하고 긴 기장의 총장을 가진 재킷이 특징인데 이는 키가 크고 날씬한 남성에게 잘 어울립니다. 이정재는 브랜드의 특징을 알고 자기 몸에 어울리는 슈트를 선택했던 것입니다.
미국 토크쇼 CBS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관련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QCNbY946cCE&t=325s)'에 출연했을 당시 이정재의 슈트는 톰 포드 브랜드의 글랜 체크 브라운 슈트로, 슬림한 그의 몸에 잘 어울리는 핏을 연출합니다. 이 글랜 체크 슈트로 전체적인 포인트를 주면서 블랙 타이와 어두운 컬러의 행커치프를 매칭해 중심을 잡아주는 스타일링을 했습니다.
캐주얼 스타일을 연출해야 할 때 그는 더욱 톰 포드 브랜드의 아이템과 스타일을 고수합니다. 소재와 컬러에서 느껴지는 고급스러운 외관은 이정재의 중후한 매력과 잘 어울립니다. 특히 요즘은 40대 이상 남성도 과거보다 훨씬 젊게 패션 스타일을 표현합니다. 이런 시기에 그의 스타일은 브랜드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고급스러우면서도 섹시한 매력을 표현했습니다. 할리우드 남성 배우들이 그렇듯, 이정재는 앞으로도 고급스러운 스타일링으로 자신의 중후한 매력을 표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주장, 손흥민 선수는 올해도 EPL에서 멋진 활약을 하였습니다. 2021~22시즌 득점왕에 이어 올해는 ‘궁극의 파트너’ 해리 케인의 이적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을 꾸준히 잘 이끌어가는 중입니다.
그러면서도 가끔 보여주는 손흥민의 사복 패션은 단연 화제입니다. 그가 입고 차고 신는 아이템이 꽤 고가의 아이템이 많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대체로 캐주얼하면서 현대적인 도회적 스타일을 자주 입는 손흥민의 패션은 아이템 하나에 집중해서 스타일을 표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왼쪽 사진에서 그는 데님 팬츠와 점퍼를 셋업으로 매칭하여 '데님'이라는 소재를 강조했습니다. 데님 팬츠 혹은 점퍼에 다른 아이템을 입었다면 다소 평범한 스타일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오른쪽 사진에서는 브라운 컬러의 코트가 두드러지는 스타일링입니다. '렉토'라는 국내 브랜드의 코트로, 전체적으로 오버 사이즈의 '대디핏' 제품입니다. 체격이 큰 손흥민 선수가 입어도 어깨가 부각될 정도의 오버사이즈 코트로, 여유로운 핏의 특징을 잡아주니 이너와 팬츠는 어두운 계열로 편안하게 매칭했습니다. 따라하기 어렵지 않아 친근한 느낌이 든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2023년을 답답하게 보낸 사람이 있다면 지드래곤, 권지용 가수일 겁니다. 마약 스캔들에 휘말려 검찰 조사까지 받았지만, 결국 음성 판정을 받아 자유로워졌습니다. 더블 브레스티드 블레이저에 통이 넓은 와이드 팬츠의 셋업인데, 놀랍게도 이 조합은 국내 여성복 브랜드 '르하스’(LHAS)라는 브랜드의 아이템입니다. 이 브랜드는 미니멀하면서 오버사이즈가 특징인데, 오버사이즈 아이템은 지드래곤같이 마른 몸에서 가장 멋진 핏이 나옵니다.
평소에도 여성복과 유니섹스를 넘나들며 착용하는 지드래곤이지만, 검찰에 출두할 때도 과감하게 여성복 브랜드를 선택한 그의 패션 센스에 다시 한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당시 캐주얼한 복장은 ‘혐의에 대해 전혀 문제가 없다’는 그의 당당한 태도와 마음을 표현한다는 느낌마저 듭니다. 여담이지만 ‘르하스 셋업’은 물론, 당시 착용했던 안경(자끄마리마지)도 완판됐다고 합니다.
꾸준한 활약으로 인한 기쁨과 환희의 순간, 혹은 불명예스러운 사건ㆍ사고 속에서도 늘 패션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은 우리에게 '패션'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돌아보게 합니다. 2024년에도 늘 멋진 패션으로 좋은 기억을 남겨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정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