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월급 꼬박 모으고 숨만 쉬고 살아야'... 서울에 내 집 마련

입력
2023.12.22 12:02
8면
국토부 2022년 주거실태조사
연소득 대비 집값 수준 비율
서울 15.2, 세종 9.3, 경기 8.9배
자가보유율 61.3% 역대 최대

지난해 기준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5년을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뛰면서 내 집 마련 기간이 1년 더 늘었다.

국토교통부가 22일 발표한 '2022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Price Income Ratio)는 9.3배(중위수 기준)였다. PIR는 월급을 쓰지 않고 꼬박 모아 집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지난해 수치는 역대 최고치였던 2021년(10.1배)보다 다소 낮아졌다. 이는 월급을 다른 곳에 쓰지 않고 모아서 내 집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0년에서 9년가량으로 줄었다는 뜻이다.

반면 서울의 PIR는 2021년 14.1배에서 지난해 15.2배로, 인천의 PIR는 7.1배에서 7.7배로 각각 높아졌다. 경기는 9.9배에서 8.9배로 낮아졌다. 주거실태조사는 전국 표본 5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개별 면접을 거친다. PIR는 응답자에게 지난해 6월 기준 소유 주택의 가격이 1년 전보다 어땠는지를 물어 집계한다. 서울과 인천의 PIR가 오른 건 지난 1년간 집값이 올랐다고 답한 이가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집값이 내려간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하락 기간이 짧았던 만큼 하반기 상황을 고려해도 결과가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PIR가 서울 다음으로 높은 지역은 세종(9.3배)과 경기(8.9배)였다. 전국 평균 PIR는 2021년 6.7배에서 지난해 6.3배로 감소했다.


10명 중 9명 "내 집 있어야" 응답

지난해 주택 자가 보유율은 61.3%로 2021년(60.6%)보다 0.7%포인트 높아졌다. 주택 자가 보유율은 2006년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자가 보유율은 55.8%로 2008년(56.6%)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다. 자가 보유 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자가 점유율은 57.5%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점유 형태는 자가가 57.5%, 임차는 38.8%였다. 생애 최초로 집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7.4년으로 전년(7.7년)보다 소폭 줄었다.

지난해 주택보유의식은 89.7%로 10가구 중 9가구가량이 '내 집을 가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1년 전보다 0.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2014년 이후 5%대를 유지해 오다 2021년 4.5%, 지난해는 3.9%로 감소했다. 주거복지 수준이 높아지면서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전국 기준 임차가구의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율(RIR)'은 16%(중위수 기준)로 전년(15.7%)보다 소폭 커졌다. 월 소득의 16%를 임대료로 쓴다는 뜻이다. 수도권은 같은 기간 17.8%에서 18.3% 늘었고 서울은 21.6%에서 20.9%로 소폭 줄었다.

김동욱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