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17일 진행되는 러시아 대통령선거에 16명이 출사표를 냈다. 5선에 도전하는 블리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압승이 점쳐지는데도 15명이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옐라 팜필로바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현재 16명으로부터 대선 출마 신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중 1명은 푸틴 대통령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18일 선관위에 가장 먼저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했다.
푸틴 대통령은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러시아 하원 다수당인 통합러시아당이 17일 전당대회에서 푸틴 대통령 지지 선언을 했다. 푸틴 대통령이 내년 선거에서 승리해 집권 5기를 연다면 2030년까지 집권이 가능하다. 러시아 베도모스티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1일 수도 모스크바 크렘린궁 인근 고스티니 드보르에 선거본부를 차렸다. 2018년 대선 때와 같은 장소다.
푸틴과 겨루겠다고 나선 이들 중엔 반(反)푸틴 인사로 분류되는 예카테리나 둔초바가 있다. 여성 언론인이자 변호사인 그는 우크라이나 평화, 알렉세이 나발니 등 정치범 석방 등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대선 출마와 관련 "제정신이라면 누구나 두렵겠지만 두려움이 승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영국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그는 지난달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 경찰 심문을 받고 은행 계좌도 차단당했다고 러시아 로바야가제타는 보도했다.
유명 군사 블로거 이고르 기르킨은 지난달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텔레그램을 통해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그는 극단주의 혐의로 구금 중인데 유죄를 선고받으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친정부 성향인 러시아 자유민주당에서는 레오니트 슬루츠키를 대선 후보로 지명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표를 빼앗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2018년 대선에 출마했던 야블로코당 대표 그리고리 야블린스키, 메이크업 아티스트 겸 인플루언서 라다 루스키흐 등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한 선관위 신청서 제출 기한은 이달 27일이다.
한편 내년 대선에서 모스크바 등 29개 지역에 전자 투표가 도입된다. 야권 지지자들은 당국의 전자 투표 시스템 조작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