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고용이 저조한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 457곳 명단이 20일 공개됐다. 글로벌 유명 브랜드의 한국 지사부터 건설사, 제조사, 금융권, 언론사, 대학은 물론 중앙행정기관 2곳까지 장애인 근로자 채용에 소홀했다는 '불명예'를 안았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장애인 고용률이 법정 기준에 못 미쳐 올해 4월 경고를 받고도 신규 채용이나 구인 진행 등의 노력을 하지 않은 457개 기관 명단을 공표했다. △국가·지방자치단체 9곳 △공공기관 20곳 △기업 428곳이다.
10년 연속 명단에 포함된 기업은 쌍용건설, 한국씨티은행, 한국발전기술 등 65곳에 달했다. 이 중 지난해 12월 기준 장애인을 단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기업은 프라다코리아,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신도리코, 금성출판사 4곳이었다.
한화·아시아나항공·농심 등 국내 대기업과 나이키코리아·에르메스코리아 같은 유명 브랜드, 넥슨게임즈·비바리퍼블리카(토스)·당근마켓 등 정보기술(IT) 기업도 명단에 올랐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제일은행)·수협은행·한국투자저축은행 등 금융권, 연세대·성균관대·한양대·건국대·중앙대 등 대학 산학협력단 13곳과 홍익학원(홍익대)·중앙대·이화학당(이화여대) 등 학교법인도 이름을 올렸다. YTN·한국경제·매일경제·동아일보·연합뉴스 등 언론사도 포함됐다.
중앙행정기관 중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소방청이 이름을 올렸다. 장애인 채용 인원이 공수처는 0명(의무 인원 1명), 소방청은 3명(의무 인원 4명)으로 기준보다 각각 1명 미달했다. 지자체에서는 울릉군, 봉화군, 군위군, 양구군, 논산시, 통영시, 여수시 등 7곳이, 공공기관에서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충북 청주의료원, 충남 홍성의료원 등 20곳이 장애인 고용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명단 공표 이후에 컨설팅과 자체 노력을 통해 장애인 고용률을 대폭 개선한 경우도 있었다. 당초 고용 장애인이 0명이었던 자라 리테일코리아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컨설팅을 통해 재고 정리 보조 등 매장 특성을 반영한 직무를 발굴해 18명을 신규 채용, 1년 만에 장애인 고용률 2.7%를 달성했다. 학교법인 일송학원도 지난해 12월 고용률이 0.66%에 그쳤지만 한림대병원에서 사무 지원직 등 새 직무에 99명을 채용, 11년 만에 공표 명단에서 벗어났다.
장애인고용촉진법에 따라 정부는 50인 이상 공공기관, 30인 이상 민간기업 가운데 장애인 고용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기관 명단을 매년 공개하고 있다. 정부·지자체·공공기관은 장애인 고용률 3.6% 미만, 민간은 1.55% 미만이 기준이다. 기준에 미달해도 4월 사전예고 후 6개월(5~10월)간 채용 계획을 제출하는 등의 개선 노력을 하면 공표 대상에서 면제된다. 올해는 4월 예고 후 10월까지 이행지도 과정에서 장애인 3,477명이 신규 채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