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시인 조지훈 아들에서 통상·다자 전문가로... 조태열 외교장관 후보자

입력
2023.12.19 16:30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조태열 전 주유엔대사는 통상과 다자업무에 능통한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위기 상황에 경제 안보를 중시하려는 윤 대통령 의중으로 풀이된다.

조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선배다. 외무고시 13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주제네바대표부 차석대표 시절인 2005~2007년 한국인 최초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패널의 '재판장' 격인 의장에 선임돼 소고기 관련 국제통상 분쟁에서 중재력을 발휘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2007년 통상교섭조정관으로 재직할 당시 2012년 여수 엑스포 유치 대책본부장으로 파견돼 유치전을 이끌었다. 2011년에는 외교부의 초대 개발협력대사로 발탁돼 경제외교 현장을 누볐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2016년 경제·다자외교를 총괄하는 외교부 2차관을 맡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조선인 강제노동 시설이 포함된 일본의 근대산업시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등 굵직한 다자외교 사안을 다뤘다. 2016년 10월 주유엔대사에 임명돼 2019년까지 재임하다 공직을 마쳤다.

조 후보자 부친은 '승무' '낙화' 등의 시를 남긴 청록파 시인 조지훈(본명 조동탁, 1920~1968년)이다. 2019년 이임을 앞두고 뉴욕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한 간담회에서 "세상에, 또 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들이 되기 위해 살아왔고 아버지에게 누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살아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지명 직후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규범 기반 국제질서가 요동치며 안보와 경제의 경계까지 허물어지는 시기에 지명돼 중압감이 있다"며 "능력과 경륜이 부족하지만 청문회를 거쳐서 정식 임명된다면 엄중한 대외환경을 지혜롭게 헤쳐나가 우리 외교의 활동반경을 넓힐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경북 영양(68) 출생 △중앙고 △서울대 법학과 △외시 13회 △통상2과장 △지역통상국장 △주제네바대표부 차석대사 △WTO 정부조달위원회 의장 △여수엑스포유치 현지민관합동대책본부장 △통상교섭조정관 △주스페인대사 △개발협력대사 △경기도 국제관계자문대사 △외교부 2차관 △주유엔대사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