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무개선작업(워크아웃)설에 휩싸인 태영건설의 우발채무가 7,200억 원으로 추산된다는 증권가 보고서가 나왔다. 현재로선 지주사 지원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분석이다.
19일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이 보증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은 3분기 말 기준 총 4조4,100억 원"이라며 "지역 미착공 현장이 대출 연장 없이 사업을 마감할 경우 태영건설이 이행해야 하는 보증액은 약 7,200억 원"이라고 진단했다. 위기설이 나온 이후 태영건설과 관련한 첫 보고서다.
건설사 부실 우려가 최근 중견기업 태영건설에까지 옮겨 붙은 상황이다. 건설사는 시행사가 받은 PF 대출에 연대 보증을 서는데, 부동산 시장 불황에 건설사가 시행사의 PF 대출 빚을 떠안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강 연구원은 "문제는 단기 유동성 부족"이라고 짚었다. 태영건설 부채비율(478.7%)은 시공능력평가 35위 내 대형·중견기업들 중 가장 높다. 하지만 벌어들이는 돈은 대부분 이자를 갚는 데 쓰는 실정이고, 시장 침체에 자체 사업 수익성도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따라서 "지주사 티와이홀딩스가 에코비트(폐기물 소각 업체) 지분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거나, 비핵심 자회사와 관계사 지분을 매각해 마련한 현금을 태영건설에 대여금으로 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다만 핵심 관계사 SBS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은 낮게 봤다.
강 연구원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태영건설과 티와이홀딩스의 자구 노력이 진행 중인 상황을 감안해 "예단하지 않고 회사의 대책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을 더했다.
이날 태영건설은 1.25%, 티와이홀딩스는 2.19% 소폭 반등했다. 전날 태영건설이 대주단으로부터 빌린 400억 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를 28일로 연장했다고 공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