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부진한 공수처, 임시조직 '특별수사본부' 폐지

입력
2023.12.18 11:12
정규 수사부서 확충하고 공소부 없애
전현희 표적감사 사건은 수사4부로

출범 3년이 다 되어감에도 특별한 수사 실적을 거두지 못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임시 조직인 특별수사본부를 없애고 정규 수사 부서를 확충했다. 신설된 수사4부장에는 이대환(48·사법연수원 34기) 부장검사가 임명됐다.

공수처는 1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직제 일부 개정 규칙안' 시행에 따라, 이 같은 인사를 단행했다. 앞서 공수처는 수사4부 신설 및 공소부 폐지가 골자로 한 직제 개편을 예고했다. 공소부가 담당하던 공소유지(기소 이후 재판에서 유죄를 입증하고 적정한 형량을 받아내는 과정) 업무는 사건을 담당했던 수사부가 직접 맡게 된다.

공수처 특수본은 독립성 보장을 위한 처장 직속 비직제 기구로, 지난해 12월27일 임시로 설치돼 약 1년간 운영됐다. 여운국 차장이나 수사부장 등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기존 결재라인을 거치지 않고 처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구조였다.

그간 이 부장검사는 공소부장과 특수본 부장검사를 겸해왔다. 특수본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표적감사 의혹 사건,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망사고 수사 외압 의혹 사건 등을 수사해 왔다. 공수처 관계자는 "특수본이 진행해온 수사는 모두 수사4부가 그대로 이어받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직제 개편에 대해선, 공수처가 수사력 부족 비판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조직 분위기 쇄신을 시도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진욱 공수처장과 여운국 차장은 내년 1월이면 임기가 끝난다. 현재 국회에 2기 공수처장 인선을 위한 처장후보추천위원회가 꾸려져 있다.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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