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오인 사살 여파… "이스라엘·하마스, 휴전·인질 협상 가능성 열어둬"

입력
2023.12.18 09:05
"양측 모두 휴전 의사… 실행 방법 두고 의견차"

이스라엘군의 자국인 인질 오인 사살 사건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일시 휴전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간) 복수의 이집트 보안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교전 중단 및 인질 석방 협상을 재개할 의사가 있지만, 그 실행 방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 차이가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하마스는 석방할 인질 명단을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정할 것과 이스라엘군이 정해진 선까지 물러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석방 대상 인질 목록을 정하는 데엔 동의했지만, 휴전 기간 설정 이전 해당 명단을 미리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정해진 지점까지 철군하라'는 요구는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전 중지 협상이 재개되는 건 이달 1일 3차 일시 휴전 타결에 실패한 지 17일 만이다. 양측은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일시 휴전을 했고, 이에 따라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 105명이 석방됐다. 그러나 추가 연장에 실패하면서 다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하마스는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 당시 약 240명의 인질을 붙잡았고, 지금도 129명이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15일 이스라엘방위군(IDF)의 자국인 인질 3명 오인 사살 사건의 후폭풍이 불면서 휴전 압박도 다시 거세지고 있다. IDF는 특히 하마스로부터 탈출한 인질들이 백기를 흔들며 도움을 요청했는데도 총격을 가한 것으로 조사돼 국내외 비판이 커졌다. 이스라엘 내에선 수천 명이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시위도 열렸다.

이스라엘 매체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오인 사살' 사건으로 희생된 인질 3명의 장례식이 열린 16일 1,500명이 모여 정부를 성토했다고 전했다. 사망자 중 한 명인 사메르 탈랄카(25)의 부친 루트피 알 탈랄카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군대가 이번 사건에서 교훈을 얻어 즉시 인질 석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용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