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공격 대응' 내년 8월 한미 연합훈련 때 첫 연습

입력
2023.12.16 15:12
NCG 회의서 '핵우산'→'일체형 확장억제' 전환 논의
김태효 "UFS 훈련 등에 핵 작전 시나리오 포함"
북 ICBM 전력화 또는 IRBM 신형 엔진 실험 가능성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핵 공격 상황을 가정해 핵 보복에 나서는 시나리오를 내년 8월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훈련에서 처음 연습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2차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마친 뒤 특파원들을 만나 "내년 UFS 훈련 등 한미 연합훈련에 핵 작전 시나리오를 포함해서 함께 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일체형 확장억제'를 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북한이 핵 공격을 감행할 경우 미국이 알아서 핵 보복을 해줄테니 안심하라는 의미의 '핵우산' 개념이었다면, 일체형 확장억제는 한미가 함께 핵 전략을 기획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유사 시에도 공동 행동에 나서는 것을 뜻한다는 게 김 차장의 설명이다.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한 한미 연합훈련은 3월에 열리는 '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와 8월에 실시하는 UFS 연습이 있다. FS는 군대만 참여하고 UFS는 정부기관까지 포함한다. 군사 훈련은 미국의 핵 자산과 우리 군의 비핵 자산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결합하느냐에 집중한다면, 정부 기관까지 포함한 UFS는 핵 위기 발생시 양국 정상 간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포함한 정보 공유·대응 체계 구축 등이 망라된다. 김 차장이 8월 UFS를 언급한 것도 이 때 한미가 핵 작전 시나리오를 처음으로 연습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응한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횟수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미군의 전략자산은 한반도 인근에 총 17회 전개돼, 작년 5회와 비교해 3배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20발 안팎을 장착할 수 있는 미 해군 전략핵잠수함(SSBN)이 1981년 3월 이후 42년 만에 국내 입항했고, 10월에는 미 공군 전략폭격기 B-52H가 국내 공군기지에 사상 처음으로 착륙했다.

김 차장은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인근 전개와 관련해 "앞으로 핵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가 확장억제의 강화와 맞물려서 체계적으로 같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NCG 회의에서는 북한이 이달 중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올해 4월과 7월 두 차례 시험 발사에 성공한 고체 연료 ICBM '화성-18형'을 재차 발사하거나, 지난달 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신형 고체엔진 탑재 중거리탄도시미사일(IRBM) 발사 가능성이 점쳐진다. ICBM은 미 본토 전역을, IRBM은 괌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를 갖추고 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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