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규형은 '노량: 죽음의 바다'를 위해 10kg 정도를 감량했다. 그러나 그는 살을 빼는 과정이 힘들지 않았다고 했다. 좋은 작품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과정까지 즐겁게 느껴졌다는 이규형에게서는 '노량: 죽음의 바다'를 향한 애정이 돋보였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이규형은 왜군 선봉장 고니시(이무생)의 오른팔이자 책사인 아리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명량'과 '한산: 용의 출현'을 뒤를 이어 대중을 만나는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이규형은 '명량'이라는 작품을 봤을 당시 '배우로서 언젠가 나도 저런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품게 됐다. '노량: 죽음의 바다' 출연을 제안받았을 때는 무척이나 기뻤단다. 그는 "'이순신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 작품에 누가 되지 말자' 싶었다"고 밝혔다.
이규형은 작품을 위해 일본어 연기에 도전했다. 과거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공연에 출연해 짧게 일본어 인사 정도를 주고받는 장면을 소화한 적은 있었으나 이번처럼 분량이 많은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 다른 나라의 언어로 연기하는 게 쉽지 않더라"면서 자신이 했던 노력을 설명했다. 일본어로 연기할 때는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의 대사까지 외워야 했단다. 상대가 대사를 마쳤는지를 제대로 알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이규형은 "외우지 않으면 '언제 끝나는 거지?'라고 생각하는 눈치 싸움이 될 수 있지 않나. 장면을 통째로 외워서 연기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역할을 위해 체중 감량도 시도했다. 이규형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진 않지만 10kg 정도 감량했다"고 밝혔다. 전쟁에 지친 절박한 인물에게 통통한 모습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규형은 "다이어트라는 게 즐겁다면 이 세상 모두가 행복할 거다"라면서도 "동기부여가 확실히 되는 다이어트는 힘들지 않더라"고 이야기했다. "재밌는 걸 만나면 아이고 어른이고 할 것 없이 지칠 줄 모르게 되지 않나"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노량: 죽음의 바다' 촬영장은 그에게 설렘을 안겼다. 이규형은 "촬영 준비할 때 놀이터 가기 전 어린아이처럼 현장에 가는 날이 기다려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촬영장에 있는 게 너무 행복했다. 촬영이 끝난 뒤에는 감독님하고 맛있는 음식에 한잔했다"고 전했다. 김한민 감독은 역사 이야기를 들려주며 '노량: 죽음의 바다'에 대한 이규형의 이해도를 높였다.
이규형은 김윤석이 연기한 이순신과 관련해 "보면서 묵직하더라. 마지막에 북을 치는 장면에서는 내 가슴을 치는 듯 느껴졌다. 사람이 죽는 게 일상인 전쟁 와중에 아들도 죽임을 당해 감정적일 것 같지만 되게 드라이하게 표현해 주셨다. 그런데도 말들에 힘이 있었다. 진정성이 강하게 느껴지니까 눈물이 났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왜군 최고 지휘관 시마즈로 변신한 백윤식의 존재감에 놀랐다며 감탄을 금치 않았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서울의 봄'이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이규형은 '노량: 죽음의 바다'가 얻을 성과와 관련해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에게 천만 돌파를 기대하는지 묻자 "그렇게 된다면 좋겠다. '서울의 봄'이 활로를 열어줘서 너무 감사하다. '노량: 죽음의 바다'가 배턴을 잘 받아 천만을 넘으면 정말 좋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현재까지 누적 관객 수는 419만 명이다.
스코어를 떠나 이규형은 작품이 지닌 메시지에도 주목했다. 그는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자긍심이 느껴지는 영화다. 추운 겨울, 관객들에게 뜨거운 울림을 줄 수 있는 영화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말로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