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끝단의 물가를 잡을 때까지 노력이 중요하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물가 안정을 위한 ‘마지막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물가 지표가 안정화 추세를 보였어도, 금리 인하는 마지막까지 신중해야 한다고 제언한 것이다.
'한국-IMF 국제 콘퍼런스' 참석차 한국을 찾은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1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국가가 조기에 (물가) 승리 선언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물가가 고정화·경직화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보면 물가가 하락하는 시점이고 그 속도와 시점은 국가마다 다르다”며 “중앙은행은 각 국가의 상황에 맞게 기조를 조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물가 상승이 둔화하는 추세라고 해서, 한국이 섣불리 통화 완화 정책에 나서선 안 된다고 경고한 것이다.
긴축으로 돌아선 한국의 재정 정책에 대해선 합격점을 줬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공격적으로 지출을 줄이고 있지 않지만 재정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물가가 하락하고 있고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갖고 있어 국가의 재정 지원 필요성 자체가 전보다 약화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국가 지출을 늘리는 등 확장재정을 펼쳤지만, 이제 정상화 단계라고 본 것이다.
IMF는 한국 경제가 2028년까지 2%대 초반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IMF가 지난달 발표한 연례협의보고서에 따르면, IMF는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 1.4%에서 내년 2.2%로 오르고, 이후로는 2.1~2.3% 범위에서 소폭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간담회에 배석한 헤럴드 핑거 IMF 한국 미션 단장은 인구가 줄고 있고, 산업 발전 수준이 높아져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둔화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그는 “외국인 노동자 도입, 서비스업과 제조업 간 기반 평등화 등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 개혁에 대해선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연금 개혁을 하려면 사람들이 더 오랫동안 일해야 하고, 연금 기여금과 수급 등을 조정해야 해 쉽지는 않다”며 “한국인에게 ‘장수를 책임감 있게 즐겨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하고 저출생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연금 개혁이 시급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