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형 전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 14일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가 너무 못하니까, 그런 것만 보고 있다. 인식이 너무 안이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전 위원장은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180석 압승(더불어시민당 포함)을 이끈 핵심 인사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본보와 만나 "(선거 판세가) 좋지 않다. 민주당의 움직임이 너무 조용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총선기획단 회의에 참석해 쓴소리를 했다. 비공개회의에서 그는 "당장 선거를 치른다면 민주당이 이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대통령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이 반드시 연동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낮아 정권 심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지만, 이런 흐름이 반드시 민주당 득표로 연결되진 않는다는 얘기다.
이 전 위원장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이 정국 주도권을 조속히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총선이 다가올수록 여당이 더욱 많은 이슈를 내놓을 텐데, 조금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현재의 기조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민주당은 지난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여권이 내놓은 경기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이나 공매도 금지와 같은 이슈에 무대응 전략으로 일관했는데, 선거가 다가올수록 이런 양상이 지속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총선기획단 대변인인 장윤미 변호사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민주당이 딱히 국민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취지의 얘기가 있었다"며 "이 전 위원장 의견을 앞으로 선거 정책이나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참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