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식집 차림표가 아니다. 대한항공이 올해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개발한 한국식 채식 메뉴들이다. 대한항공은 이들 전통 한식 메뉴로 여행전문지 글로벌 트래블러가 주관하는 2023년 글로벌 트래블러 테스티드 어워즈에서 최고의 기내식에 뽑혔다고 14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3월 전통 사찰 음식에서 영감을 받아 이들 메뉴를 새로 내놨다. 점차 채식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해 전통 한식을 바탕으로 한국식 비건 메뉴를 선보였는데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탑승객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것이다.
회사 측은 "고품격 서비스를 위해 끊임없이 투자하고 고객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 점이 전 세계 여행 애호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자평했다. 프레스티지 클래스 고객 대상으로는 기내식 사전주문 서비스도 제공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쌈채소에 견과류로 맛을 낸 쌈장을 곁들인 영양쌈밥과 불고기, 나물을 올린 비빔밥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영양쌈밥은 2006년 국제기내식협회(ITCA)가 주관하는 머큐리상을 받았다. 여러 채소를 담은 두 메뉴는 모두 불고기가 들어가지만 순수 채식과 유제품을 곁들인 채식, 종교식단 등 탑승 전 고객 특성에 맞춰 주문할 수 있는 특별 기내식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늘어난 항공 수요에 맞춰 한식을 포함한 다양한 기내식을 개발 중"이라며 "채식을 기반으로 한 한식은 국제선 승객들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가 많은 메뉴"라고 설명했다.
항공업계는 최근 미쉐린 맛집이나 디저트 브랜드와 손잡고 하늘 위에서 즐길 수 있는 신메뉴 개발에 공들이고 있다. 제주항공은 미슐랭가이드 서울 2023 추천 레스토랑에 선정된 삼원가든과 손잡고 신규 기내식 메뉴로 소갈비찜 도시락과 떡갈비 도시락을 내놨다. 지난해 출시한 비건 전용 함박스테이크와 돈육김치짜글이가 뜨거운 반응을 얻었는데 올해 신메뉴를 또 선보인 것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하늘 위에서 즐길 수 있는 메뉴 선택지를 확대했다"며 "해외에 다녀오는 국제선 승객들 사이에선 한식이 특히 인기"라고 설명했다.
진에어는 열무비빔국수와 김치비빔국수, 떡볶이·튀김 등 젊은 세대를 겨냥한 메뉴로 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다. 올해 여름에는 MZ세대 사이에서 인기 있는 도넛 브랜드 노티드와 손잡고 샤인머스캣 크림 도넛 세트를 한시적으로 판매했다. 티웨이항공은 내년부터 기내에서 한식 요리를 포함한 기내식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