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 아마존이 한국에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투자한다고 14일 밝혔다. 다른 글로벌 기업들보다 앞서 2025년부터 운영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아마존이 클라우드 계열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국내 인프라 확대에 맞춰 필요한 재생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직접 비용을 대기로 한 것.
아마존은 이날 한국에서 첫 번째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로 60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새로 짓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알렸다. 아마존은 SK E&S와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맺고 이 회사가 건설한 뒤 운영하는 태양광 발전 시설에서 만들어 낸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기로 약정했다. 새 발전 시설은 2025년 말 구축돼 운영될 예정이다. SK E&S 측은 새 프로젝트는 하나의 큰 시설이 아닌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아마존은 연간 약 81기가와트시(GWh)의 청정에너지를 확보한다. 한국의 일반 가정 2만5,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아마존은 확보한 재생에너지를 AWS 데이터센터(IDC)를 비롯해 기업 사무실과 아마존 사업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아마존은 전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의 '큰손'이다. 2019년엔 환경단체 '글로벌 옵티미즘'과 함께 '기후 서약'의 제정을 이끌었다. '기후 서약'은 204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놓고 있는데, 국내외 다수의 기업들이 기후변화 대응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가입하는 클라이밋그룹의 'RE100'에서 목표로 정한 2050년보다 10년 빠르다. 현재까지 마이크로소프트·소니·메르세데스-벤츠·세일즈포스·비자·우버 등 459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아마존은 2025년까지 운영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세우고 실현을 위해 노력 중이다. 2022년에는 이 비율을 90%까지 끌어올렸지만 한국처럼 사업 범위를 넓히는 곳에선 더 많은 재생에너지를 구할 필요가 있다. AWS는 최근 국내 클라우드 인프라에 2027년까지 총 7조8,5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특히 클라우드 기업인 AWS는 IDC를 돌리는 데 많은 양의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고객사를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재생에너지를 확보해야 한다. AWS는 자체 IDC의 데이터를 AWS 클라우드로 이관한 고객들이 정보기술(IT) 관련 탄소 발자국을 80% 가까이 줄였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IDC보다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서버와 시설을 운영하고 재생에너지 활용을 늘린 덕이다.
함기호 AWS코리아 대표는 "아마존의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 목표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동시에 고객에게 보다 지속가능한 디지털 전환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추형욱 SK E&S 사장은 "아마존 같은 글로벌 리더와 협업해서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들의 탈탄소화 목표 실현을 적극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수지 아시아청정에너지연합(ACEC) 프로그램 디렉터는 "한국에서 재생에너지를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의지는 매우 높지만 재생에너지 조달이 여전히 쉽지 않다"며 "이를 고려하면 아마존과 SK E&S의 이번 계약은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에 매우 긍정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