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바로 보기 | 8부작 | 15세 이상
로봇이 일상이 된다. 로봇과 인간을 동등하게 취급하는 법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시기를 알 수 없는 미래, 인간과 로봇은 공존한다. 평화롭기만 한 세계를 뒤흔들 사건이 벌어진다. 스위스의 유명 로봇 몽블랑이 ‘살해’된다. 세계에서 가장 빼어난 7대 로봇 중 하나다. 현장에서는 뿔 장식이 발견된다. 유사 사건은 이어진다. 유명 로봇 과학자가 죽는다. 역시나 뿔 모양 장식이 함께 있다. 유로폴의 독일 형사 게지히트가 투입된다. 누가 왜 세계적인 로봇과 과학자의 생명을 앗아간 걸까.
피해가 잇따른다. 연쇄살인범이 누구인지 종잡을 수 없다. 배후를 예단하기 어렵기도 하다. 로봇반대단체의 조직적인 범행인가, 패전국 페르시아 고위 관계자의 비밀 작전인가. 피해 로봇들의 공통점은 제39차 중부아시아전쟁에 참전했다는 것이다. 치명적인 살상능력을 지녔으나 다들 전쟁에 회의를 느껴 새로운 삶을 찾고 있다. 과학자들은 로봇의 인권을 주창했던 이들이다. 중부아시아전쟁 발발 전 대량학살무기 검증조사단 일원으로 페르시아를 방문했다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게지히트는 단서를 찾아다닌다. 냉철한 이성과 빼어난 추리력에 가공할 전투력을 지닌 그는 로봇이다. 그는 수사 당사자인 동시에 잠재적인 사건 피해자다. 범인을 찾아내야 그도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 게지히트는 로봇답지 않게 악몽에 시달리는데 그의 상사는 뭔가 감추고 있는 듯하다.
게지히트가 범인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단서를 모으고 관계자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사건의 윤곽이 드러난다. 수사극의 형태를 띠나 이야기는 복합적이고 입체적이다.
연쇄살인사건의 이면에는 세계 정세가 있다. 초강대국 트라키아합중국이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빌미로 페르시아를 공격한 점이 사건의 주요 배경 중 하나다. 이라크 전쟁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로봇이라는 소재는 우리가 직면한 인공지능(AI) 시대의 모습을 가늠케 한다. 미래사회에 대한 묵직한 질문이 화면에 깔려있다. 인간이 로봇을 온전히 통제할 수 있을까. 인간과 로봇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철학적인 영역까지 사고의 영역을 확장하곤 하는 일본 SF애니메이션답다.
‘플루토’ 속 인간은 대체로 기계적이고 비인간적이다. 감성보다 목표를 더 중시한다. 화를 버럭 내거나 오만하며 비이성적이다. 반면 로봇들은 전반적으로 감성 넘치고 예의 바르다. 누군가의 부재를 슬퍼하고 다른 이의 아픔에 공감한다. 로봇들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다. 로봇은 어쩌면 이상적인 인간형인지 모른다.
슬픔과 분노, 증오가 키워드다. 부정적인 감정이 담긴 단어들이다. 누군가를 잃었거나 빼앗겼다는 슬픔은 분노와 증오를 종종 유발하고, 전쟁과 연쇄살인사건의 뇌관 역할을 한다고 애니메이션은 말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