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자체적으로 실시한 부산 지역 여론조사에서 전체 18개 지역구 중 5곳 우세, 1곳 초박빙, 2곳 박빙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2곳은 당 지지율이 나쁘지 않아 최대 10곳에서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이다. 이런 자신감을 토대로 당 지도부는 13일 부산을 방문해 공격적인 민심 공략에 나섰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유력한 후보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에서 부산 지역구 18곳 중 5%포인트 이상 격차로 앞서는 곳이 5곳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현역 의원이 있는 △사하구갑 △북·강서구갑 △남구을 외에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인 2곳도 우세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2016년 총선에서 부산에서 5곳을 승리했다. 하지만 압승을 거둔 2020년 총선에서는 3석으로 오히려 고전했고, 다시 반전 기회를 잡은 셈이다.
여기에 1~2%포인트 격차로 엎치락뒤치락하는 '초박빙' 지역이 1곳, 5%포인트 이내 격차로 열세 '박빙' 지역 2곳도 포함돼 있다. 현재 지역위원장의 경쟁력이 당 지지율보다 낮아, 더 경쟁력을 가진 인물로 교체하면 해볼 만한 지역도 2곳으로 집계됐다. 총선까지 남은 4개월 동안 이런 흐름을 잘 이어간다면 부산에서 과반 의석 달성이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존 후보들의 경쟁력에, 새롭게 발굴한 인재들을 적절하게 배치한다면 내년 총선 목표인 9석 달성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여론조사에 2030년 엑스포 유치 실패 여론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민주당의 기대감을 더 키운다.
국민의힘이 처한 불안정한 상황도 민주당에게 호재다. 친윤석열계 핵심으로 선거를 이끌어야 할 장제원(3선·부산 사상구)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3선·해운대구갑) 의원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불법정치자금 논란 등으로 탈당한 황보승희(초선·부산 중·영도) 의원도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해, 3곳이나 무주공산이 됐다.
민주당은 재선 3인방인 최인호 박재호 전재수 의원을 필두로 그간 표심을 다져온 인물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기대를 현실로 바꿀 예정이다. 부산진갑에 나서는 서은숙 당 최고위원을 비롯해, 변성완 전 부산시 부시장이 북강서을에, 최택용 당 총선기획단 위원이 기장군에 나서는 등 출전 채비를 마친 도전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이날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사상도 민주당 성향이 원래 강한 곳"이라며 "장 의원이 물러났기 때문에 배재정 전 의원 등 사상에 공을 들여온 민주당 후보들이 힘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상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대 총선에서 당선된 지역이기도 하다.
이날 부산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 당 지도부도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강조하며, 대안세력으로서 존재감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이재명 대표는 "엑스포 유치 실패에 많은 분들이 좌절하고 계신 것 같다"면서 "실패했다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부산 지역 발전을 위한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고, 민주당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 지역 전세사기 피해자들과 간담회에서도 이 대표는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의 핵심은 '선구제 후구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낙관하기에 이르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 서 최고위원은 "여전히 열세인 곳들이 많고 절박한 마음으로 선거에 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