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경영학과 교수 10명 중 7명은 우리 경제가 장기간 1~2%대 저성장을 이어 갈 거라고 전망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수들은 경제 불황의 원인으로 전쟁 등 글로벌 위기와 정책‧제도 미흡을 꼽았다.
12일 한국경영자협회(경총)는 이런 내용의 경제전문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0일~이달 2일 대학 경제‧경영학과 교수 211명(응답자 기준)을 설문한 결과다.
응답자 73.2%는 우리 경제가 '장기간 1~2%대 저성장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1.1%도 '일시적으로 3% 수준을 회복한 후 다시 1~2%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봤다. '내후년 3%대 성장', '내년 3%대 성장'을 내다본 학자는 각각 14.4%, 1.4%에 그쳤다.
응답자 절반(50%)은 최근 경제 상황이 어려워진 원인으로 전쟁, 미‧중 패권 다툼 등 글로벌 경제 위기를 꼽았다. '정책 당국의 위기 대응 미흡'(23.8%), '글로벌 스탠더드에 뒤처진 법‧제도'(19.4%) 등 정책 한계를 지적한 응답도 40%가 넘었다. '기업의 혁신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6.3%에 그쳤다.
올해 2월 후 10개월째 3.5%로 동결된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응답자 61.1%가 '현행 수준 유지가 필요하다'고 봤다. 25.6%는 '고물가 억제를 위해 더 높여야 한다'고도 답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낮추라'는 요청은 13.3%에 불과했다. 경제학자 셋 중 한 명(37%)은 정부가 목표로 한 물가상승률 2%는 2025년에야 가능할 거라고 내다봤다. 내년 하반기에 달성할 거라는 응답은 35.1%, 2026년 이후란 응답은 20.4%였다. 내년 상반기에 물가상승률이 2%에 도달할 것이란 응답은 7.6%에 그쳤다.
불황이 이어지면서 내년에도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떨어진 고환율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응답자가 과반(56.8%)에 달했다. 30.8%는 2025년에야 원‧달러 환율이 기존 변동 범위(1,050원~1,250원)에서 안정화될 것으로 봤고, 26%는 아예 환율 변동 범위 자체가 상향 조정될 것으로 봤다. 내년 중 평소 환율을 되찾을 거라는 응답은 43.3%(하반기 32.7%, 상반10.6%)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