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입학 후 7년 만에 박사학위를 딸 수 있는 '3+4 TUBE(튜브) 프로그램'을 신설한다고 12일 밝혔다. 23세에 박사학위를 받은 미국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 같은 20대 박사를 특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튜브 프로그램은 대학 학사과정과 석·박사 통합과정을 연결한 것으로, 핵심은 '연계과정'이다. 학사과정 3학기나 4학기를 이수한 최상위 학생 중 대상자를 선정해 학사 3학년 때 연계과정에 진입하고 대학원 과목을 수강할 자격을 준다. 또 대학원 연구실에 소속돼 기본적인 연구 활동도 수행할 수 있게 한다. 이후 연계과정을 마치면 곧장 4년의 석·박사 통합과정을 밟게 된다. 즉 연계과정을 통해 학사과정 졸업과 석·박사 통합과정 진입 준비를 동시에 하는 체계다.
영재학교나 과학고등학교를 거쳐 18세에 KAIST에 입학한 학생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24세에 박사학위 취득이 가능해진다. 병역 미필 남학생의 경우 박사 3년 차에 전문연구요원으로 편입될 수 있어, 20대 중반에 박사학위와 병역 의무를 마치고 창업·취업·박사 후 연구과정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 빠르게 정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AIST는 프로그램 도입을 희망하는 학과를 중심으로 이르면 내년부터 선발 절차를 거친 뒤 2025년 본격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KAIST는 "우리도 23세, 24세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오펜하이머, 리처드 파인만처럼 20대 박사를 배출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며 "과학고, 영재학교 출신이 아니더라도 충분한 동기 부여가 돼 있는 KAIST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프로그램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