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용 아니냐고? 뽀로로 영화, 이제 성인도 본다

입력
2023.12.15 14:34
20주년 맞이한 인기 캐릭터 뽀로로
'뽀로로 극장판 슈퍼스타 대모험', 키덜트관 운영

인기 캐릭터 뽀로로가 어느덧 20주년을 맞이했다. 개구쟁이 꼬마 펭귄의 이야기가 꾸준히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찾는 동안 팬들도 성장했다. 더이상 뽀로로는 어린이들만을 위한 캐릭터가 아니다.

'뽀로로 극장판 슈퍼스타 대모험'은 뽀로로와 친구들이 결성한 뽀로로 밴드가 최고의 슈퍼스타를 뽑는 전 우주 공개 오디션 파랑돌 슈퍼스타 선발대회에 도전하면서 펼쳐지는 특별한 모험을 그린 영화다. 작품은 뽀로로 탄생 20주년 기념작이자 시리즈 사상 최초로 '판타스틱 뮤직 어드벤처' 장르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아 왔다. '뽀로로 극장판 슈퍼스타 대모험'은 개봉을 앞두고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주목할 점은 뽀로로 팬들을 위해 키덜트관을 운영했다는 사실이다. 작품 측 관계자는 본지에 "뽀로로를 보고 자란 친구들이 10대, 20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튜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대학생들의 뽀로로 떼창 영상, 캐릭터 굿즈 등의 인기를 통해 이들이 뽀로로를 여전히 좋아하고 응원한다는 사실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친구들이 과거의 기억과 향수를 소환하며 캐릭터를 소비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작품 측은 아이들이 많은 상영관에서 볼 때보다 더욱 집중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키덜트 팬을 위한 별도의 상영관을 마련했고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관계자에 따르면 키덜트관은 10대, 20대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상영관에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았다.

뽀로로, 제2의 짱구 될까

애니메이션은 더이상 어린이의 전유물이 아니다. 키드(어린이)와 어덜트(어른)의 합성어인 키덜트라는 말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요즘이다. 청년들이 어린 시절 즐겨봤던 만화 주인공인 짱구, 도라에몽, 스폰지밥, 피카츄 등은 여전히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캐릭터 상품이 꾸준히 출시돼 왔고 애니메이션을 보며 추억 여행에 빠지는 이들도 많았다.

짱구는 오랜 시간 키덜트 팬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던 대표적인 캐릭터다. 지난해 개봉한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수수께끼! 꽃피는 천하떡잎학교' 측 관계자는 본지에 "이번 극장판의 경우 스토리, 완성도 등과 관련해 성인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질 만한 부분이 많았다. 성인이 마케팅 메인 타깃이었다. 짱구가 장수 브랜드인 만큼 부모·자녀 세대 공감 애니메이션이기도 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작품은 20대의 뜨거운 사랑 속에서 83만 관객을 돌파했다.

뽀로로 팬들이 성장한 시점에서 이 캐릭터 애니메이션 극장판의 키덜트관 운영도 더이상 이상한 일이 아니다. '뽀롱뽀롱 뽀로로'는 EBS를 통해 2003년부터 시청자들을 만났다. 뽀로로는 뽀통령(뽀로로+대통령)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뜨거운 인기를 누렸고 10대~20대 초반이라면 대부분이 알고 있는 국민 캐릭터가 됐다. '뽀로로 극장판 슈퍼스타 대모험' 관계자는 "이전에는 (뽀로로가) 미취학 아동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면 이제는 4세부터 초등학생까지 그 범위를 확장했다. 앞으로도 그렇게 타깃 연령을 상향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뽀로로가 훌쩍 자란 관객들을 웃고 울게 만드는 제2의 짱구가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뽀로로는 해외 극장가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뽀로로 극장판 슈퍼스타 대모험'은 순수 국내 제작 애니메이션 중 사상 최초로 북미 동시 개봉을 확정 지었다. "노는 게 제일 좋아"라고 노래했던 뽀로로는 해외 관객들과의 추억을 만들 준비까지 마쳤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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