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7시간 이상 앉아 있는 생활을 계속하는 여성이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36%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게다가 이런 사람은 여가 시간에 운동을 하더라도 유방암 위험을 낮출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교토부립의대 등 여러 대학과 연구기관이 참여해 전국 35~69세 여성 약 3만6,000명을 대상으로 9년 이상 관찰한 대규모 추적 조사 결과 이 같은 내용이 밝혀졌다. 조사 대상 여성 중 총 554명이 유방암에 걸렸는데, 연구팀은 이들의 나이나 체질량지수(BMI), 흡연, 음주, 가족력, 출산 경험, 호르몬 치료 여부 등 유방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의 영향을 제거하고 분석했다. 조사 결과는 암 전문 의학지인 '캔서 사이언스' 전자판(바로보기)에 실렸다.
조사 결과 앉아 있는 시간이 하루 7시간을 넘는 여성은 7시간 미만인 여성에 비해 유방암 발병 위험이 3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가 시간에 운동을 해도 마찬가지였다. 하루 1시간 이상 걷기, 1주일에 1시간 이상 조깅하기, 1주일에 3회 이상 운동하기 등을 실천하더라도 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와 비교해 위험도가 낮아지지 않았다.
도미다 사토미 교토부립의대 내분비-유방외과 연구원은 "유방암 발병엔 앉아 있는 시간이 운동보다 훨씬 강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래 앉아서 생활할 때 높아지는 유방암의 위험성은 여가 시간에만 하는 운동으로는 상쇄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는 "여가 시간에 한꺼번에 운동하기보다 평소에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자주 일어나 스트레칭 등 신체 활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란 견해를 밝혔다.
장시간 앉아 있을 경우 유방암 위험뿐 아니라 심근경색이나 뇌혈관 질환, 당뇨병 등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특히 일본인은 앉아 있는 시간이 하루 7시간(중앙값)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길었다. 아시아 지역 여성이 북미 지역 여성들에 비해 장시간 앉아서 생활한 경우 발생하는 유방암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