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 1호 영입인재로 '환경전문가'로 통하는 박지혜 변호사를 선정했다. 윤석열 정부의 기후 정책을 겨냥하기 위한 포석이다.
민주당 인재위원회는 11일 국회에서 인재영입식을 열고 박 변호사를 첫 영입 인사로 발표했다. 인재위원장인 이재명 대표는 "기후 문제는 생존이자 경제 문제가 됐고, 심각한 지구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그 길을 박 변호사가 함께 걷게 될 것"이라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대에서 조선해양공학·경영학을 전공한 박 변호사는 스웨덴 룬드대학교 환경경영·정책학 석사 학위를 땄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기후환경 전문 변호사로 비영리법인 기후솔루션 이사를 지냈고, '플랜 1.5'를 설립해 공동대표로 활동했다. 화력발전소인 강원 삼척석탄발전소 건설 취소 소송과 청소년 기후 소송 등에 참여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영입식에서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재생에너지 목표를 낮춘 기후악당이 됐고, 미래 먹거리를 고민할 에너지 신사업도 붕괴되고 있다"며 "제가 정치에 뛰어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와 역행하는 정부 정책을 보면서 기후 변호사 역할도 중요하지만 정치권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제 정치인으로서 제 아이를 비롯해 미래 세대 권리를 지켜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경기 연천 출신인 박 변호사는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당에서 정해주신 공천과 관련된 절차에 따라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고문으로 있는 에너지전환포럼에서 활동하는 등 이 대표와의 사전 친분에 대해서는 "언론 보도를 통해 고문으로 계신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며 "개인적으로도 인재영입 절차에서 최종 면접 때 뵀던 게 처음"이라고 밝혔다.
박 변호사를 시작으로 인재영입을 본격화하고 있는 민주당 내에서는 야당의 선명성을 더 강조할 인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윤 정부의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한 류삼영 전 총경과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책임자였던 박정훈 전 대령, 검찰개혁을 주장한 임은정 부장검사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인재위 간사인 김성환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탄압받은 분들은 상징성이 있다"며 "여러 국민들이 그분들을 원하고 있고 (민주당 국민추천에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