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연말 '산타 랠리'1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내년 미국 경기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 상태를 뜻하는 '골디락스'2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에 더해, 국내에선 '대주주 양도세 완화'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골디락스는 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발표한 두 개의 지표로부터 비롯됐다. 하나는 고용 지표다. 비농업 부문 고용이 시장 예상(+18만 명)을 웃도는 19.9만 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이 탄탄하면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초반엔 악재로 인식됐다.
분위기는 두 번째 지표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발표에 반전됐다. 1년 뒤 물가 상승률을 3.1%로 낮춰 보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 하락)으로 나타났다. 시장은 두 지표를 놓고 '내년 미국 경기가 물가 상승률은 낮지만 경기 침체는 없는 골디락스를 맞이할 것'으로 긍정 평가했다. 이날 뉴욕 3대 증시가 0.36~0.45% 상승 마감한 이유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점증하고 있던 시기이므로, 예상보다 덜 악화하고 있는 고용시장이 연착륙 가능성을 높여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위험선호 심리를 유지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다만 11일 원·달러 환율이 9.7원 상승 마감한 것은, 고용 지표 이후 "그간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과했다는 반성이 제기됐기 때문"(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이슈도 연말 랠리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총선 앞 여당이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10억 원에서 30억 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연말마다 세금 회피성 매도 물량이 쏟아져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미루는 대신 대주주 요건을 유지하기로 한 여야 합의를 파기해야 하는 부담이 있고, '연말 매도 폭탄은 예측 가능한 이벤트로 개인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반론도 있다.
시장 예상대로 물가가 하락 흐름을 지속할지, 연준 또한 최근 경제 지표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는지 여부는 12, 14일 확인할 수 있다. 12일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하고, 14일엔 연준이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을 내린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 하락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확인되지 않으면 기존 추이는 되돌려질 것"이라며 "굳이 FOMC 결과를 보지 않고 미리 움직일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